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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좋아해서 그 일을 해보고 싶게 된다. 일이 되는 순간 그 일이 좋아지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쓸 때는 소설도, 드라마 1,2편 정도도 뚝딱뚝딱 써내려 갔는데 어느덧 작가교육원에서 한 달 정도 공부한 이 시점에서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글이 뚝딱뚝딱 써지지는 않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무언가 좋아해서 그 일을 해보고 싶게 되었지만, 해야만 하는 것 (Have to)가 되는 순간 의무적으로 해야 하니까 좋아지지 않는 법칙은 여기서도 어김없이 발생하는 것 같다.
나만 그런 건 아닌지 동기들 중에도 이미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이 교육원을 포기하고 drop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뭐 아직 시작단계인데도 불구하고 본인에 대한 실망감이 매우 큰가 보다.
1. 드디어 마지막 콩트 미션인 “친구”까지 끝이 났다.
선생님은 어김없이 수업에 처음을 지난 시간에 학생들이 제출한 콩트를 Review 해주시는 걸로 시작했다. 결과적으로만 말하자면 이번엔 1등이 아니다. 해커들의 이야기를 쓴 어떤 동기님이 1등을 하셨다. 축하축하.
1등 외에는 순위가 딱히 없었고 고쳐야 할 부분과 잘한 부분들을 이야기해주셨다.
선생님은 나한테 우선 질문을 하셨다.
선생님: 예전에 미리 써 놓은 글이에요? 아니면 그 시간에 즉흥적으로 쓴 거예요??
나: 그날 주제 받고 쓴 거예요~
선생님: 뚝딱뚝딱 즉흥적으로 잘도 쓰네요. 캥거루라는 제목에 유학생 친구 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 소재랑 내용도 좋았어요.
나: 감사합니다.
선생님: 글 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우리 자주 봐요~
나: 네~
선생님은 나에게 우리 자주 봐요~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저 말의 뜻이 정확히 100퍼센트 해석이 되진 않지만 어쨌든 긍정적인 신호 인건 분명한 것 같다. 칭찬은 참 좋은 것이다.
2. 드디어 잡힌 첫 합평, 첫 대면 수업.
다른 반은 온,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 반은 그동안 죽 온라인 수업을 고수하고 있었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온라인 수업이 훨씬 좋았던지라 굳이 여의도까지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돌아올 7월에는 직접 각자가 쓴 시놉시스를 가지고 만나서 합평도 하고 평가를 해주신다고 하니까 마음을 든든하게 먹어야겠다. 아마 멘탈이 약하거나 한소리만 들어도 금방 너덜너덜해지는 사람들은 이때 많이 떨어져 나갈 것 같다. 결국엔 글을 잘 쓴다고 기초반부터 연수, 전문, 창작반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고 계속 까이고 찢겨도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세상 이치가 모두 그런가 보다. 결국엔 끝까지 버텨야 하는구나. 존버. 존버를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