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교육원 기초반- 여섯 번째 수업.

0709

by 최소망


고민의 또 고민, 고민의 연속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엄청난 쾌감을 동시에 준다.
지난 일주일이 그랬다.
이 글에서는 시놉을 쓸 때 동기들이 공통적으로 한 실수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드디어 첫 번째 합평이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작가교육원에 그것도 기초반에 들어가게 되면 이론부터 차근차근 배우게 되는 줄 알게 된다. 나 또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먼저 교육원에 다니신 분들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론의 비중은 매우 적고 거의 무언가를 배운 적이 없는 상태에서 시놉을 바로 쓰고 평가를 받게 된다고 했다. 나는 미리 검색을 해보고 시작을 했는데도 인물 이력서나 시놉을 쓰고 평가를 받는 것의 살짝 멘탈이 흔들릴 뻔하였는데 미리 전혀 검색을 안 해보고 온 동기들은 더욱더 멘붕에 빠진 듯했다. 그러다 보니 시놉을 쓸 때 크게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 중에 여의도에 있는 작가교육원 기초반을 고려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등장인물 하나 씬 하나 쓰는 것 까지 차근차근 알려주는 이론은 없다는 걸 미리 알려드리는 바이다.


제시간에 시놉을 못 낸 분도 계셨고 본인의 합평이 있는 날임에도 수업 참석을 안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래 저래 해서 원래 목표했던 8명에 시놉을 다 하지 못하고 5명 정도의 시놉에 대한 생각을 각각 조별 대표가 발표하고 선생님이 추가적으로 피드백해주시는 구조로 4시간여간의 수업이 진행되었다.


나도 완벽하게 시놉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동기들이 공통점으로 하는 실수를 몇 개 적어 보겠다.


내가 명심하려고 쓰는 글이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다.


1. 주인공의 초목표와 도전들이 다 따로 논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어떠한 한 가지 목표

(예. 5년 안에 작가가 되겠다) 같은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걸 이루기 위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많은 도전을 해야 한다.


5년 안에 작가가 되겠다. 가 만약 주인공의 목표라면 모든 도전은 작가가 되기 위한 노력이 되어야 한다.

도전 1. 작가 학원 다니기

2. 매일 책 한 권씩 읽기

3. 작가 지망생 카페 가입하기

4. 방송국 공모전 준비하기


그런데 동기들이 쓴 글을 보면 목표가 5년 안에 작가가 되겠다인데도 도전은 전혀 다르다.


도전 1. 갑자기 하늘에서 소나기가 떨어졌다.

2. 커피를 마셨다.

3. 친구를 도왔다.

4. 다른 등장인물과 싸웠다.


애초부터 저분들이 한국말을 못 해서 그렇게 쓰는 건 아니다. 선생님이 주신 시놉시스 형식에 맞춰서 글을 쓰려다 보니 많은 수정이 필요하고 수정을 하다 보니 애초에 등장인물의 목표를 잊어버리고 등장인물의 행동 중에 아무거에나 도전을 붙이게 되는 것이다.


저렇게 되면 시놉시스를 읽거나 드라마 보는 사람들은 내용을 이해 할 수가 없게 된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도대체 노력하는 건 없고 커피를 왜 마시고 있나...라는 생각만 들뿐이다.


2. 작가 혼자만 아는 너무 많은 상징과 비유.

동기 중에 한 분은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신 분도 있는데 책을 많이 읽으신 분이라 그런지 시놉시스에 많은 상징과, 비유, 소도구, 복선들이 깔려있다. 이 시놉의 단점은 작성자에게 직접 한 줄 한 줄의 뜻을 물어보지 않는 이상은 도통 무슨 내용인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이 부분을 보면 왜 문학창작과, 국어국문과 출신들이 드라마 작가가 많이 없는지 알 수도 있는 대목이다. 전공자일수록 문학적 소양이 뛰어나고, 문학적 소양이 뛰어날수록 너무 많은 상징과 비유를 하려다 보니 드라마랑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있다.

어쩔 수 없게도 드라마는 좀 덜 고급스러워 보여도 대중을 위해서 이해하기 쉬어야 하나보다.


광고 회사 다니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한 것이 여전히 기억난다. “어른들이 사는 물건 광고라도 수준은 초등학생 정도로 한다”


3. 단막극에 걸맞지 않는 할리우드 급 스케일

단막극에는 2화가 없다. 1화에 모든 이야기가 끝이 나야 한다는 말이다. 심지어 영화보다도 더 짧은 6-70분 안에 등장인물 소개부터 갈등 결말까지 맺어야 한다는 소리다. 그래서 매우 타이트하고 바쁘다. 헌데 스케일이 너무 커져 버리면 제약된 시간 안에 스토리를 다 담을 수가 없다. 어떤 동기분은 주인공과 경찰 그 외에 수많은 사람들이 산에서 스펙터클한 액션신을 벌이는 내용을 썼는데, 미니시리즈 16부작이면 모를까 60분 안에 다 끝낼 수가 없게 스케일이 커져 버렸다. 단막극에 주인공들의 직업이나 자주 가는 장소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급으로 쓰기엔 단막이란 장소는 너무 좁은 것 같다.



개개인적으로는 다 다른 피드백을 받긴 했지만 우선 공통적으로 하는 실수는 저렇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내 작품은 다음 주에 평가라 나도 탈탈 털릴 예정이다.


탈탈 털린 후에도 멘탈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일곱 번째 수업 후기로 찾아오겠다. 모든 작가 지망생님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