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상태에 대하여

명상 컬렉션 -01

by 빛나길



매일 명상을 하려고 한다. 명상을 하지 않으면 명징한 정신을 놓친다. 두 번째 화살을 피할 수 없다. 현상의 발견으로 인해 발화하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내가 이렇게 고장이 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충 정리하자면 유년기의 애정결핍, 성장기의 영양결핍, 청년기의 수면부족, 청년말의 스트레스. 우스운 일이다. 스스로가 고장이 났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고칠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통합의학‘의 영역이 너무도 갈급한데 시국을 보아하니 멀쩡한 진료도 걱정이 되고, 이게 뉴라이트식 의료민영화의 첫 단추는 아닐까 한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는 미루기로 하자. 명상의 필요에 대해서만 말하기로. 명상을 하면 매 순간 진행되는 호흡에 집중하게 된다. 무아의 체험판이라고 할까. 아직 눈을 뜨고 하는 명상이 너무나 낯설다. 주변의 움직임에 너무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아마 이는 유년기의 학대와 연관이 있을 테지만 괜찮다. 용서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용서하기로 마음을 먹어본다. 참고로 맛도 식감도 좋지는 않다.


그리하여 매일 명상을 해야 하는 까닭은 스스로를 보전하기 위해서랄까. 결코 다른 이들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일회성의 쇼핑이나 체험에서, 도파미네이션으로 씻겨나가는, 모래성 같은 자신을 그러모아 일으키는 것에 가깝달까. 들이마시고 내쉰다. 들이마시는 호흡에, 이 작은 한 호흡으로도 조정 가능한 유한한 존재를 느낀다. 멈춘다. 뱉고 싶어서 안달 나는, 나가고 싶어서 발버둥 치는 하나하나의 입자를 느낀다. 뱉는다. 원래 내 것이 아니었던 것들을 놓아주는 일은 기쁘고도 아쉽다. 다시 들이마신다. 매 순환이 삶의 축소판은 아닌가. 그래서 명상을 해야 한다. 욕심을 내려두는 법을, 현상을, 다시 오지 않을 현재를 사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뜬금없지만 스토아학파의 철학 또한 명상에 녹아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서 시선을 거두고,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만 집중하는 것. 호흡에 침잠해서 떠오르는 생각들 모두를 찬찬히 바라보고 놓아주는 것. 잡을 수 없는 것들을 잡으려 노력하지 말고 인정하는 것. 그것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찬찬히, 오래도록 연습하는 것. 그러잖아도 시간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씻겨내리는 스스로를 그러모아 추스르는 것. 설령 그러모으는 일이, 그렇게 추스르는 일이 잘 되지 않더라도 받아들이는 연습. 명상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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