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환철 Jul 18. 2024

또 다시 여름

매미가 주는 위로 이 또한 지나가리

요 며칠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햇살은 점점 뜨거워지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두 손님이 있죠. 바로 매미와 모기입니다.


매미의 생애는 참 흥미롭습니다. 대부분의 매미는 5~17년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며,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성장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들은 어둠 속에서 인내하며 지내다가 마침내 땅 위로 올라와 우리가 보는 매미 성충이 되죠. 매미에게 주어진 땅 밖에서의 삶은 단 몇 주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짝짓기를 하고 후손을 남기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수컷 매미는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울음을 통해 소통합니다. 이 울음소리는 종마다 다르며, 각기 다른 리듬과 주파수를 가집니다. 매미의 울음은 단순한 소리가 아닌 생존과 번식의 중요한 수단이죠.



매미의 삶은 짧지만, 그 안에는 놀라운 인내와 끈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들은 오랜 시간을 땅속에서 기다리며, 자신의 때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순간이 오면, 매미는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짧은 생을 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길을 열어줍니다.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짧은 순간을 위해 매미는 모든 것을 준비합니다.



요즘 여러가지 격무와 아리셀 화재 등으로 인해 다들 많이 힘드시죠. 많이 지치고 여유가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침 출근 길에 매미를 생각하며 느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매미와 닮았다고요.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도 언젠가 끝이 나고, 좋은 일이 찾아올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매미가 그랬듯이 우리에게도 그 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때가 되면 저도  매미처럼 힘껏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며 소리 높여 외쳐보고 싶습니다.



어쩌면 이미 그 시간이 왔는데 우리가 모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동진 평론가의 삶의 모토인 "하루를 성실하게, 인생은 되는대로"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오늘을 마음껏 누리세요.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빛나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화성 아리셀 화재 사고 희생자를 보내 드리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