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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한 샤인 Jan 26. 2024

뒷담화에 대한 3가지 규칙

타인의 단점이 보인다면 생각해 볼 점



“그 언니는 그쪽 스타일인가 봐?”  “그 아지매 정신세계 참~ 특이해”


카페 옆테이블 약 50대 중반정도 돼 보이는 아주머니 3명의 대화. 혼자 카페 가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조용한 시간을 즐기러 갔지만 결국 근처 테이블에서 들리는 대화에 정신을 쏙 뺏기고 말았다. 누군지도 모르는 그 언니야의 정신세계가 왜 그쪽 스타일인 건지 그쪽은 어딘지  궁금해서 귀를 크게 열었지만 결국 그 이유에 대해선 자세히 대화에서 나오진 않았다. 그래서 다시 내가 읽던 책으로 눈이 갔지만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과연 그 언니가 유별난 사람 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오늘 수다타임에 안 나왔기 때문에 순식간에 그쪽스타일인 여자가 되어버린 걸까…?



모임에서 자리에 없는 사람이야기가 나오는 건 흔한 일이고 칭찬보단 친구로서 걱정하는 척 묘한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나도 한때 자주 가는 모임이 생기면 처음에는 마냥 신났지만 나중에는 내가 오늘 모임에 안 나가면 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까?라고 신경 쓰였던 기억이 떠올랐다.  분명히 모든 자리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모임원 중에 타인의 단점을 특출 나게 잘 찾아내는 재능이 있는 사람이 누구나 공감이 갈만한 이야기를 꺼내면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험담의 세계.



갑자기 몇 달 전 읽었던 김이나 작가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중 뒷담화에 관한 생각을 말씀하신 챕터가 생각났다. 살면서 아예 안 하고 살 순 없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깃드는 것에는 어느 정도 룰이 있으면 좋다고 하시면서 몇 가지 규칙을 말씀해 주셨는데 굉장히 공감하면서 봤고, 나도 그런 룰을 생각해 봤다.


<뒷담화에 관한 룰>

1. 누군가 뒷담화를 한다면 충분히 들어주되 그 감정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2. 이야기는 들어주지만 왜 함께 미워해주지 않냐는 식이면 그 사람은 아웃

3. 나와의 관계가 오래되지 않았는데 뒷담화로 교감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아웃 (매우 위험)


뒷담화라는건 안 하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살다 보니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 누군가에게는 사람 때문에 정말 속상하고 억울한 일을 상대방이 들어주기만 해도 그 감정이 사르르르 풀릴 때도 있고, 그렇게 해서 풀린다면 마음껏 들어주고 싶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뒷담화의 세계에 진입할때 자기만의 룰을 정하도록 해보고 이것만은 기억해야 하겠다.누군가에 대한 판단을 나쁘게 하고 싶다는 건 자기한테도 그런 점이 있기 때문이고 부정적인 생각은 모두 나를 통과한 결과물이라는 것…



“저 사람은 왜 그럴까?”라는 의문이 든다면

“나는 왜 그 사람의 행동에 그런 마음이 들까?” 로



다시 자신에게 질문해 한 단계 더 성찰할 수 있는 기회로 바꿔준다면 뒷담화의 불편한 세계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며 여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분위기 좋았던 카페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던 나는 아주머니들의 대화에 듣다가 메모장에 “그쪽스타일인 언니는 누구일까?”라고 써놓은 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좋다고 생각하며 다시 내 책으로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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