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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웨이 Nov 02. 2018

제주도, '바다'로 기억하다

<2>제주바다에서 마주한 다섯 장면

제주도를 떠올리면 가슴이 뜁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첫 발자국을 남긴 이후 여러 번 제주도를 찾았습니다. 바다와 돌, 하늘, 바람, 들…, 제주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감동이었죠.


전 제주도를 바다로 기억합니다. 가만히 제주 바다를 바라보면 가슴이 차오릅니다. 만족감, 설레임, 흥분 어떤 단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죠. 살아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세찬 파도로 새삼 깨닫는 느낌이랄까요.


그동안 제주도에서 참 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감동을 선사한 제주 바다의 다섯 장면을 꼽았습니다.

 



검은 현무암으로 세차게 부서지는 파도. 쌀쌀한 겨울 아침 제주공항 근처 바다입니다. 맑은 하늘 아래 제주 바다는 활기찼습니다. 모래사장과 다른 파도 소리, 검푸른 바다빛. 제주 바다의 활력을 생생하게 느낀 날이었죠. 사진으로 그 날의 감동을 오롯이 전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제주 서쪽에 자리잡은 성산일출봉에 올랐습니다. 사방으로 펼쳐진 절경, 맑은 하늘 덕분에 가슴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성산일출봉을 오르기 위해 지나온 길과 바다가 보이는 풍경은 감동 그 자체였죠. 멀리 보이는 수많은 오름과 하얀 조각구름의 조화. 오르는 길이 힘겨웠던 만큼, 풍요로운 절경을 선사했습니다.




'개와 늑대의 시간'에 찾아오는 노을을 사랑합니다. 겨울 밤을 앞둔 제주 바다에서 마주한 노을은 차가운 날씨와 달리 따뜻하고 차분하게 느껴졌습니다. 지평선을 따라 내린 파스텔톤 노을빛, 이 날은 파도도 잔잔했습니다.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아무 생각 없이 노을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우연히 만난 노을 사진입니다. 지난 5월 제주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기 위해 길을 걷다가 환상적인 풍경과 마주쳤죠. 세찬 파도와 바람이 불던 날이었죠. 천천히 저무는 태양은 노을과 함께 성난 바다를 어루만졌죠. 허기를 잊은 채 쉴 새 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연한 절경은 제 가슴을 든든하게 채웠습니다.




갑작스런 휴대전화 울림. 풍랑주의보를 알리는 메시지였습니다. 함덕해수욕장에서 성난 파도를 지켜보다가 서우봉에 올랐습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을 날씨였죠. 정상에서 바라본 바다는 짙은 에메랄드빛을 뽐내며 절 맞았습니다. 해변과 달리 높은 곳에서 바라본 바다는 차분하게 느껴졌죠.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제주 바다의 몽환적인 매력이 느껴지나요?




수많은 제주 사진 가운데 다섯 장을 꼽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사진 공모전에 출품하는 것도 아닌데, 고민되더군요. 스스로 정한 기준 탓에 소개하지 못한 장면들이 너무 많아 아쉽습니다. 기회를 만들어 제주의 다른 매력들도 전하겠습니다.


제주는 당신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았나요. 오늘 밤 제주 사진을 뒤적이며, 그 날의 추억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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