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인웨이 Feb 15. 2018

AI, 스마트폰 함께 '진화'하다

<2>LG전자 테크세미나 정리… "스마트폰, 'AI 허브' 된다"


LG전자가 세계 최대 모바일 행사 'MWC 2018'을 앞두고 스마트폰에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을 설명하는 테크 세미나를 가졌습니다. 전반적인 기술 트렌드 소개에서 LG전자의 AI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모바일과 융합한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비전'과 '보이스' 중심 AI 기술 발전


발표자는 LG전자 AI개발실 손주호 1팀장. 손 팀장은 AI의 눈, 귀와 입인 '비전'과 '보이스'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맥킨지의 2017년 AI 분야별 투자 보고서를 보면 다양한 AI 분야 중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영역이 1,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 영역을 합치면 투자 점유율이 60%에 달할 정도죠.


비전, 보이스 기술은 스마트폰에 속속 탑재되고 있습니다. 카메라로 비춘 대상의 상세정보를 찾아주고, 이런 기능을 쇼핑으로 연계한 기술이 대표적이죠. 구글의 '구글 렌즈', 네이버의 '스마트 렌즈'·'쇼핑 렌즈'

로 알려진 서비스죠. 촬영 대상과 상황에 맞춰 조도, 감도 등 카메라 세부설정을 최적화하는 기능도 비전 기술의 실용화 사례입니다.


보이스 기술은 우리에게 더 친숙한데요. 다양한 AI 스피커와 삼성전자 '빅스비', 애플 '시리', 구글 '구글 어시스턴트' 등 AI 비서에 적용된 음성 인터페이스 덕분이죠. AI와 사람의 언어로 소통하는 음성 인터페이스는 AI 시대를 대표하는 기술입니다.


LG전자가 'MWC 2018'에서 선보일 '2018년형 V30' 카메라에 탑재된 촬영모드 추천 기능. AI가 화분에 담긴 꽃다발을 인식, 적합한 촬영모드를 추천합니다. 




"스마트폰 '스마트홈' 허브될 것"


손 팀장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명령 수행이 가능한 형태로 AI 기술이 발전하고, AI 스피커보다는 스마트폰 중심으로 음성인식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봤습니다. ICT 기술의 집약체로 불리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다양한 기능과 자유로운 기기 이동이 가능하다는 차별점 때문이죠. 손 팀장은 AI 기술 발전으로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면서 복합적인 서비스 제공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습니다.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되는 '스마트홈' 시대가 열리면 스마트폰이 '허브'로 거듭날 것이란 의견을 밝혔습니다. 스마트폰이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조작하는 '만능 AI 리모컨'이 되는 시대가 열린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AI 스피커보다 스마트홈에 적합한 기기로 단정지을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으로 AI에 음성 명령을 내리려면 화면 터치, 버튼 누름 등 사전 동작이 필요한 '허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에 비해 AI 스피커엔 곧장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죠. 스마트폰의 이동 편의성이 차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제 사례만 봐도 집에서 AI 스피커를 사용하지만, 스마트폰으로 AI 비서와 대화하진 않습니다. 집 밖에선 말문이 막히는 거죠. 언제 어디에서나 AI를 활용하는 상황을 사용자들이 원하는 건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LG전자, 'AI 오픈플랫폼' 전략 '승부수'… 통할까?


손 팀장은 스마트홈 사용자가 겪게 될 현실적인 문제 2가지를 꼽았는데요. 첫째,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기기를 발견, 연결, 설정할 때 겪는 어려움과 둘째, 다양한 제품 간 호환성 문제입니다. 스마트홈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고, 다양한 제조사 제품으로 이뤄진 생활환경이 사용상 제약을 미칠 것이란 얘기죠.

LG전자의 문제 인식은 'AI 오픈 플랫폼' 전략으로 이어집니다. 손 팀장은 구글,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등 다양한 기업들이 AI 플랫폼 구축에 나섰지만, 아직 시장을 확실하게 장악한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AI 플랫폼이 기존 검색, 쇼핑, 채팅 등 해당 기업 고유의 플랫폼 지배력 기반으로 구축된 점을 생각하면, 사용자에겐 서비스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리하면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는 것보단 다양한 플랫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이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LG전자 스마트폰으로 LG전자 가전제품, 구글 검색, 네이버 콘텐츠 등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거죠. 현재 LG전자는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다른 기업의 플랫폼과도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사용자 관점에서 생각하면 LG전자의 오픈 플랫폼 전략이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한 가정의 생활환경을 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로 조성하는 것만 생각해도 엄청난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가전과 IT 서비스 영역 모두를 상당부분 점유한 기업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비즈니스 역학관계를 생각하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AI 플랫폼과 융합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극단적으로 사례를 들면 삼성전자의 '빅스비'로 LG전자의 TV, 에어컨을 조작할 수 있을까요?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을까요?


LG전자가 'CES 2018'에서 선보인 AI 기반 '씽큐 키친'.

매거진의 이전글 AI 로봇 소피아 '입'에 놀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