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지독한 역병이 다시 크게 번지면서 집콕의 시간이 또 찾아왔다. 역병에 노출될지 모르는 두려움으로 집 밖을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언택트가 불가능한 조기축구인들에겐 시련의 시간이다. 어렵사리 대관에 성공한 초등학교가 대관을 보류한 지 반년 가까이 지났다. 풋살장을 전전하며 겨우겨우 경기를 이어왔다. 꿩 대신 닭이라고, 축구 대신 풋살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안도했다. 아예 경기를 할 수 없는 실내 스포츠에 비하면 천만다행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장애물이 등장해 경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농담으로 말한 '마스크 풋살'이 현실이 됐다.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까지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내리면서, 풋살장에서 마스크를 써야만 공 찰 수 있다고 통보한 것이다.
정말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이어가야 하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대부분 팀원들이 마스크 풋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럴 만도 하다. 마스크를 쓰고 가만히 앉아 있기도 힘든 마당에 마스크를 쓰고 뛸 순 없는 노릇이다. 30도를 훌쩍 넘은 무더위에 그렇게 공 찼다간 사고가 터질 수도 있다.
수도권에 마스크 의무화 조치까지 내려진 걸 보면 재확산 사태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야외 스포츠 도중 코로나19 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이 극히 낮다지만, 확률이 제로가 아닌 이상 위험을 감수하긴 어렵다. 아무리 공 차는 게 좋아도 건강보다 먼저일 수 없어서다.
지독한 역병이 잠잠해질 때까지 축구화를 다시 꺼내긴 어려울 것 같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다. 언제쯤 마음 놓고 공 찰 수 있을까. 그런 날로 돌아갈 순 있을까? 서글프다. 해외축구 하이라이트라도 보면서 한잔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