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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웨이 Dec 20. 2020

네이버 '기자 구독', 기회 잡으려면?

네이버의 새 뉴스 전략… "구독해서 보세요"


가장 효율적인 정보 전달 콘텐츠,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콘텐츠. 바로 기사입니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켜고 네이버에 들어가면 수많은 언론사들이 생산한 기사를 '무제한 공짜'로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지배한 국내 온라인 뉴스 시장을 보여주는 현실이기도 하죠.


국내 최대 뉴스 플랫폼 네이버 뉴스는 여러 차례 개편을 겪었는데요. 최근 변화는 구독 방식의 기사 소비를 장려한다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2015년 6월 기자 페이지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독자들의 언론사·기사·연재물 구독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기자가 자신의 페이지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스마트 콘텐츠 스튜디오'를 공개했는데요. 단순 기사 나열 형태에서 벗어나 기자에게 페이지 구성 권한을 줬습니다. 나아가 기자 홈페이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들을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당연하게도 기자들은 네이버 구독 페이지를 키우라는 압박을 점점 더 크게 받고 있습니다. 구독자 수를 일정 기준 이상으로 늘리라는 무식한(?) 지시를 내린 언론사가 있을 정도죠. 앞으로 기자 페이지에 여러 기능들이 추가되면 관리 압박이 더해지겠죠.


네이버 기자 페이지, '브랜드' 구축 기회다


/출처=네이버 다이어리.


그렇지만 상당수 기자들은 네이버 페이지 관리를 달갑지 않게 생각합니다. 당장 자신의 명성을 높이거나 월급이 늘어나는 성과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죠. 구독자, 응원 숫자에 신경은 쓰이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긴 꺼려진다는 기자들이 많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는 '생산' 측면에서 보면 페이지 관리가 가욋일인 건 사실이죠.


시각을 기사 '유통'으로 돌린다면? 네이버 구독 페이지는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브랜드를 키우고 충성 독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죠. 사실상 전 국민이 방문하는 네이버 뉴스에서 고유한 영역을 확보하는 건 기자만의 특권입니다. 구독, 응원 횟수가 많은 기자에게 네이버는 분명한 이점을 안길 겁니다.


이미 기자는 전문가, 유튜버, 블로거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 유명인들과 대중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소통을 대신하는 '메신저' 역할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온라인 수단이 등장하면 직접 소통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죠. 기자들도 브랜드 구축을 통해 직접 소통 시대에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브랜드 구축 막는 잦은 '출입처 바꾸기'


/출처=Pixabay.

브랜드 구축과 충성독자 확보라는 네이버 기자 구독의 기회를 차단하는 장애물이 있습니다. 바로 언론사의 잦은 인사입니다. 기성 미디어로 불리는 언론사들은 2~3년마다 기자들의 출입처를 재배치하는 인사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기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선호·비선호 출입처의 순환 근무를 위해서죠. 특정 분야에서 장기간 취재하는 전문기자 제도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출입처 순환 제도는 네이버 기자 구독을 통한 브랜드 구축을 저해합니다. 독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는데요. 예를 들어 독자가 정치 분야에서 활약하는 A 기자를 구독했습니다. 만족스런 기사가 올라오면 종종 응원도 눌러주겠죠.


그런데 A 기자가 IT 부서로 옮기게 됐습니다. A 기자의 네이버 페이지는 IT 기사들로 채워지겠죠. 독자는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 가던 김치찌개 음식점이 어느 날 갑자기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바뀐다면? 주인이 그대로라도 그 집을 가야 할 이유가 사라지겠죠.


콘텐츠 주제의 일관성은 브랜드 구축을 위한 핵심 요건입니다. 글로 승부하는 기자에겐 그 중요성이 더욱 크죠. 언론사가 네이버를 통한 기자들의 브랜드 확보를 원한다면 콘텐츠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부터 강구해야 합니다. 독자들이 "네이버에서 봤어"가 아닌 "○○○ 기자 기사를 봤어"라고 말할 수 있는 구독 환경 조성을 위해 언론사도 노력해야 합니다.


기자들도 선택해야 합니다.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멀티 플레이어가 될 건지, 아니면 특정 영역의 크리에이터의 길을 걸을 건지 말입니다. 이제 언론사끼리, 기자끼리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기사에 내건 이름 석 자를 독자들에게 각인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네이버 뉴스를 떠날 수 없다면 그 안에서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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