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법을 모르는 사람

27. 바라지 않았으나 생길 것 같았던 그러나 정말로 바라지 않았던 일!

by 소년

우리 막내이모는 참... 받는 법을 모른다.


막내이모 뿐이랴.. 우리 엄마도, 다른 이모들도 그렇다.. 큰 이모는 좀 다를 것 같다.

그래 큰 이모는 받는 걸 좋아한다. 분명 그렇다.

(좀 더 생각해 보건대 우리 엄마는 받는건 좋지만 그 마음을 신앙때문에 꾹꾹 누르고 살면서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는 또 있는 대로 받고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뭐.. 편안하다.)


기분 좋게 받아주지 않는 엄마때문에 그게 상처였던 적도 있었다.

내가 아무리 없어도 한번씩은 돈을 애껴서 명품 선물 정도는 해주고 싶다. 그러면 그냥 모른 척 아주 탐~~욕스럽게 고맙다는 말만 시원~하게 던지며 덥!석! 받아줬으면 좋겠다. 엄마든, 이모든.


10년간 막내이모 덕분에 살았고, 자꾸만 떠오르는 엉덩이를 붙잡아 가라앉히며 이곳에 눌러 앉아 삶의 여러 교훈들을 배웠으니 이모에게 식사도 대접하고 선물도 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교회 담임 목사님의 사모님인 이모라서.. 무엇을 드려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이 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너무 비싸지 않은 가방 하나 선물해 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써치 해보고 적합한 가방을 찾는데 열을 올린 적도 있었다.


시험관 시술로 늦게 쌍둥이 딸들을 얻은 셋째 이모는 언젠가 내가 드리는 용돈 겨우 30만원을 받으며 "어머~~ 이런거 처음 받아봐!!" 했던게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아.. 이모도 나이를 먹어가는데 아이들이 너무 어리구나.. 그래 맞아.. 이모 이런 용돈 받을 나이인데...


막내이모도 아직 아이들이 어리고 딸이 없어서 내가 선물해 드리면 좋아할텐데... 근데 받아 줄까?...


이걸 읽는 사람들은 선물 하나로 뭔 쓰잘데기 없는 고민을 그리 하나 싶겠지만..


결국 내가 하던 걱정은 허상이 아니었다...


그렇게 날을 잡아 이모와 만나 밥을 먹으러 갔다. 그리고 속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선물을 꺼내,


"아~ 이모! 제가 이모 드릴라구 엄~~청 고오급 쵸콜릿을 갖고왔어여! 짠!"


초콜릿 처럼 케이스에 담아있는 롯*상품권. 고민 끝에 100만원 짜리 상품권을 선택했다. 이모도 목사님 사모님으로 살며 지방 시골에서부터 가진 것 없이 고생고생하며 지금까지 왔는데.. 한번쯤은 갖고 싶은 것 하나 가졌으면 하는. 그저 그런 마음 뿐이었다. 더 큰 금액이면 이모가 진짜 안 받을 것 같아서 아쉽지만 100만원으로 정했다.


그날 밤 깜짝 놀란 이모에게 연락이 왔다! 상품권을 그제서야 열어봤다면서! ㅎㅎ


나는 그저 제발 제발 고대~~로 이모가 소모해주기를 바랬다.


몇일 후 이모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 고3들 어머니들이 식사 대접하고 싶어하신다고.. 나는 한사코 거절했다. 그 전에 이미 어머니들께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어 선물로 보내드리고 통화만 하고 마무리 한 상태였다. 나는 학부모님들과의 식사 자리도 워낙 불편해 하고, 더군다나 내가 오히려 감사해서 무얼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 날 이모가 잠깐 들른다며 찾아왔다.


이모는 봉투를 주시며... "어머니들하고 나하고 마지막 선물로 뭘 할까 고민하다가 내가 제안해서 한달치 수강비를 더 주기로 했어~~ 그래서 B와 C네 30만원씩, 그리고 내가 40만원 넣었어! 받아~!"


윽!


그렇게 100만원은 결국 돌아왔뜨~~아~~!!!!!!!!!


으 아!!!!!!!!!!!!!







이전 26화우리는 버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