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에서 마주한 계단식 성장
최근 멘토 코치로부터 “물이 올랐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코칭에도 계단식 성장이 있다. 조금씩 쌓아 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새로운 눈높이에 도달하는 구간이 찾아온다. 멘토의 한마디로 내가 그 지점에 와 있음을 인정받은 듯해 반가웠다.
돌아보니 지난 시간 동안 내가 꾸준히 다듬어온 태도와 질문, 그리고 고객과의 호흡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맞물리기 시작한게 아닐까 싶다. 이제 기술하나를 더해야 할 때가 아니라, 숲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고객의 에너지 흐름, 성찰의 순간, 깨달음의 지점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그 흐름을 따라가되 개입하지 않고 그대로 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자리에 함께 머물며 더 깊이 탐색하고, 그 결과를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코치로서 내가 어렵지 않게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은
질문을 간결하게 던지는 능력이다. 불필요한 수식을 걷어내고 본질로 향하는 질문은 고객이 자기 안의 진실과 마주하게 한다. 대화가 막히는 순간, 맴돌던 발걸음을 멈추고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나의 힘이다.
그러나 동시에, 분명히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주제와 목표 합의가 선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나는 고객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흐름 속에서 주제를 발견하고 구체회하는 방식을 선호하지만 때로는 이 과정이 길어져 코칭의 방향이 흐려지기도 한다.
코치는 고객을 따라가면서도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대화 초반에 주제와 성공 기준을 더 분명히 확인하고, 그 틀 안에서 탐색이 깊어지도록 의식적으로 연습해야겠다.
또 하나는 해석이 들어간 리프레이밍이다. 나는 고객의 말을 정리하며 의미를 붙여 되돌려주는 습관이 있다. 이것은 고객을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이지만,
때로는 고객이 자기만의 성찰의 순간에 도달하는 것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앞으로는 내가 붙인 의미를 덜어내고, 고객의 언어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거나 질문으로 되돌려주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고객이 자기 목소리로 탐색하고 깨달음에 이르도록 돕는 길일 것이다.
코치로서의 성장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는다.
작은 성찰과 반복된 실천이 쌓일 때, 문득 “물이 올랐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 나는 지금 그 길 위에 서 있다. 강점을 단단히 지켜가며, 보완점을 하나씩 실천한다면 나는 점점 더 깊고, 더 맑고, 더 자유로운 코치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