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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Mar 10. 2023

우리가 느끼는 봄이라는 계절

2021년 봄 날에는…

노란 개나리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2021년 어느 봄날의 기록을 들춰보았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너무도 포근해서 퇴근 후까지 기다리는 대신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낮의 햇살과 봄바람을 맞으러 나갔다. 면 티에 얇은 패딩 조끼를 입고 나갔는데 20~30분을 잰걸음으로 걸으니 이마에 땀이 맺혀오기 시작했다.

빠른 걸음은 몰라도 뛰는 일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물론 몇 해 전에는 마라톤을 하겠다고 꽤나 달렸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달리고 싶어졌다. 몸이 가벼우니 발걸음도 가벼웠다. 가볍게 내달리자 바람도 적당히 살랑였다.


재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평일 한낮에 한강공원 산책을 어디 꿈이나 꿨을까. 갑자기 이 시간, 이 공간이 너무 값지게 느껴졌다.


​개나리가 선착장을 휘감아 돌며 노랗게 군락을 이루어 예쁘게도 피었다. 오늘 이른 아침에는 호주로 이민 간 친구에게서 카톡이 날아왔었다. 최근 우울해서 계속 침잠했었다고, 그래서 연락도 못했었다며 안부를 물어왔다.


​노란색을 좋아한다던 친구 말이 생각나 활짝 핀 개나리꽃 사진을 보내줬다. 한국이 봄으로 접어들면 정반대 편 호주는 가을로 접어든다. 봄은 시작의 계절인데 가을은 갈무리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봄은 설레고 가을은 아쉽다. 봄은 잠시 잊혔던 생명이 다시 깨어나지만 가을은 절정을 지난 생명이 사그라든다. 그래서 봄은 생동하는 기운이 넘치고 가을은 무거운 정막이 감돈다.


가을 어디 즈음의 친구에게 봄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나는 후배 언니가 냈다는 꽃집에 가서 예쁜 봄꽃 화분을 들여와야겠다고 했고, 친구는 이케아에 가서 액자를 사 와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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