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우리는 어른들로부터 "말 잘 들어야 산타가 선물 준다" 식으로 훈육당한다.
그렇게 커 간 우리들은 중고교를 거치면서, 또다시 선생들로부터 각종 규칙을 강요당한다.
머리를 몇 센티 밑으로 잘라야 하고, 교복 길이와 폼은 어때야 하며, 수업 시간에 졸지 말고
어쩌고 저쩌고..
그것은 결국 선생들이 학생들을 잡아두기 편하게 하기 위한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다. 알고 보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규칙 같은 건, 대개 윗대가리들의 농간에 지나지 않는다. 법조차 이를 어기고 걸리면 인생 살기가 어려워질 뿐, 단지 나라에서 정한 룰에 지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세상엔 근본적으로 '마땅히 그래야 한다'와 같은 '규칙'같은 건 없다는 소리다. 그렇기에 더욱더 위정자나 윗대가리들은 국민이나 부하들에게 '말 잘 들어야 선물 준다' 식의 달콤한 말로 조련해댄 것이다. 그래야 자기들의 통제가 쉬워지니까. 그래야 부려먹을 수 있으니까. 혹은 자기들의 이득이 커지거나 지켜지니까.
문제는 19세가 넘어 성인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미성년일 때와 마찬가지로 계속 본인 스스로를 어떤 규칙이나 지시 속에 가둬두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 규칙이나 지시는 부모가 만들고 강요했을 수도 있고, 대학교수가 그랬을 수도 있다. 혹은 직장 상사가, 사장이, 대표가, 회장이 그랬을 수도 있다. 그리고 여전히 대한민국에선 규칙을 만드는 '소수의 리더'에게서 내려오는 말이나 지시를 잘 지키는 어린아이 같은 성인이 많음을, 우리는 늘 목도할 수 있다.
실제로 주변에 전혀 아무 문제없는 듯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데 취직하고 좋은 조건의 이성과 결혼한 30~40대 이상의 성인이 많을 것이다. 과연 그들은 문제없이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잘 살펴보면, 정해진 규율과 규칙 속에서 자기를 잘 다듬고 살수록 비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늘 누군가의 부하, 아들, 딸, 국민, 주민, 직원에 지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 사람의 독립적인 개체가 아니라, 늘 그렇게 누군가가 만든 규칙이나 리더가 질러대는 지시에 속박당한 애완견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우리는 한 가지 진실을 명확히 할 줄 알아야 한다.
말 잘 듣는 아이는 삶이 망한다.
중고교 시절, 남자 A는 부모나 선생이 하라는 대로 뼈 빠지게 공부했다. 그런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보니 세상은 이미 학벌 시대는 저버린 지 오래다. 부모나 선생 시절에는 웬만한 4년제만 나와도 취업이 식은 죽 먹기였지만, 이젠 학벌만으로 취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오히려 중고교 시절 놀았던 양아치들이 배달, 불법 등으로 떼돈을 벌고 자기 장사를 하며 일찍이 자리를 잡았다. 하물며 대학 근처도 가보지 않은 자들이 유튜버 등으로 잘 나가는 한때를 보내고 있다. 반면에 유명 4년제를 나오고 취직을 했었더라도 30대에 다시 코딩 같은 것을 배우며 기술 숙련 시절을 보내는 자도 많다.
모범생이었던 A도 어느새 30대를 훌쩍 넘어버렸고 한 여자를 만나 결혼을 생각했지만 결국 파혼에 이른다. 젊은 시절 무수히 많은 연애 끝에 자신을 선택한 그 여자를 '그래도' 사랑한다고 스스로 계속 되뇌었지만, 시대가 떠들어댄 '설거지론'으로 회의감이 심해졌고, 이내 파혼으로 치닫은 것이다. A는 내내 생각한다.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선박여행을 하고 있던 B. 그러다 마치 타이타닉처럼 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우왕좌왕하기 시작한다. '이거 무슨 일이지', '어떻게 된 일이지' 자기들끼리 수군대던 찰나, 선박 내 방송에서 이런 소리가 흘러나온다.
"칙 치익~. 선내 고객분들께 알려드립니다. 지금 선내 침수 문제로 잠시 정비 중이니 혼란스러워하지 마시고 가만히 정해진 좌석에서 대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우왕좌왕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안심했다.
그러나 단순히 침수 문제로 볼 수 없는 현상들이 배 안에서 발견되기 시작했고, 아무리 봐도 배가 심각한 수준으로 가라앉는 조짐이 확연했다. B는 아무 문제없는 듯 자기 자리에서 태연히 있는 다수의 사람들의 모습이 더 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내 자리를 떨쳐 일어나 바깥으로 올라갔다.
3시간 뒤, 선박은 100% 침몰했고, 안내방송을 믿고 기다린 사람들은 대부분 죽었다. 자기 감(感)대로 움직인 B는 일찍이 살아남았다. 바깥으로 나와보니 구조보트가 있었고 그쪽 방향으로 뛰어들어 헤엄쳐서 구조된 것이다.
세상은 서로가 속고 속이는 전쟁터다.
그런 세상에서 어느 조직이나 그룹에서든 윗대가리들은 존재한다. 그들은 아랫것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조련하고 가스라이팅한다. 그리고 세 치 혀로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유인한다. "너 열심히 하면 연봉 올려줄게", "너 열심히 하면 성과급 두둑이 챙겨줄게" 등등. 하지만 직원이 아무리 성과를 올려도 제대로 된 보상은 없었다. 열심히 자기를 위해 호구 짓 하는 부하를 양산하기 위한 입발림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리더들은 안다. 세상은 호구를 효율적으로 요리하며 돈 버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란 사실을. 대한민국에선 이미 많은 수의 X86세대가 그런 식으로 젊은 세대를 부려먹어 왔다. 꿀을 빨아먹을 대로 빨아먹고
남은 것은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국가다. 젊은이들에게 X86세대들의 황금기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허상의 파라다이스다. X86들의 논리와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였다간 인생이 망한다는 사실을, 이미 많은 수의 젊은이들은 눈치 깐 지 오래다.
결국, 각자도생의 시기, 젊은 세대는 자기 감(感)대로 움직여야 한다.
자기가 경험하고 느낀 그대로 행동해야 한다.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한다.
부모나 직장 상사, 선생, 교수, 국가가 하라는 대로 인생을 살았다간 삶이 송두리째 폐기 처분될 가능성이 높다.
자기 감대로 행동해서 살아남은 B처럼.
이 세상도 결국 세상의 어두운 논리를 빠르게 터득하고 실천하는 자가 살아남을 수 있다.
속지 말 것. 휘둘리지 말 것. 그리고 자기 신체와 정신을 늘 가다듬고 수련할 것. 세상의 거짓 선동에 놀아나지 말고 핵심과 진실을 보고 행동할 것. 그리고 가능하면 자기 스스로가 '대표'가 되고 '사장'이 될 것.
그게 대한민국 생존법의 핵심이다.
해당 글은 2019년 12월 ~ 2023년 12월 기간 동안, '최해룡'이란 채널명(필명)으로 썼던 브런치 콘텐츠입니다. 2024년 2월 브런치 채널명을 <신흥자경소>로 바꾸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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