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끝났다.
퇴근이다.
이제야 비로소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난 너무 배가 고프고 지쳤다. 퇴근하고 맛있는 저녁도 차려먹고, 운동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싶었는데 오늘 또 글러먹은 거 같다. 집에 먹을 것도 없는데, 들어가는 길에 장 볼 기운도 없다. 아 몰라, 일단 집에 가자.
허기진 상태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내 방에 돌아와서는 마스크를 집어던지고 대충 바닥에 드러눕는다. 환한 형광등 빛은 싫어서, 손을 뻗어 근처 무드등을 켠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집어 들어 반쯤 감은 듯한 눈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튼다. 이내 노래가 흘러나오고, 난 눈을 감고 귓속으로 들어오는 노래를 음미한다.
‘저녁은 뭐 먹지’, ‘내일은 회사 가서 뭐 해야 하지’, ‘아까 그 사람이 나한테 뭐라 했더라’ 내 머릿속을 떠다니던 생각은 어느새 자취를 감춘다.
하루 종일 쓰고 있었던 답답한 마스크도, 날 닦달하던 직장상사도, 계속 울려대던 사무실 전화기도, 지하철에서 날 에워싸던 사람들도 없다. 이 공간에는 그저 나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 노래만 존재한다. 이 상태를 곱씹을수록 살 맛이 난다. 그래 이거지. 이게 행복이지! 하루 종일 그리웠던 순간이다. 기운이 조금씩 난다.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
누워서 노래를 몇 곡 흥얼거리다 새삼 배가 고프다. 생각해보니 냉장고에 얼려둔 밥도 있는 것 같고, 어묵볶음 반찬 남은 거랑 콩나물도 있는 것 같다. 밥은 안 해도 되겠다. 콩나물 국만 후딱 끓여서 김치랑 김이랑 먹어야지.
그래도 바로 벌떡 일어나 부지런 떨 기운은 아직 안 된다. 이 노래만 마저 듣고. 이 노래만. 여기 가사가 참 좋단 말이야.
그러다 잠에 들어버렸다.
저녁도 안 먹고, 화장도 안 지우고……
좋아하는 노래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담은 가사 <너의 노래>
작사가 신효인의 오늘의 추천곡
아이유의 ‘시간의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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