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문득
종종.. 이럴 때가 있다
무언가가 너무 좋을 때, 치고 나가려는 감정에 덜컥 브레이크가 걸린다. 너무 좋으면 그걸 지키고 싶어 진다. 지키고 싶다는 건 잃을까 봐 두려운 감정과 같다. 너무 좋은데.. 불안해진다. 영원하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겨서.
그래서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행복한 상황 속에 있을 때 난 그 시간 속에 잠시 멈춰 설 때가 있다. 마치 제 3자가 영상으로 이 순간을 보듯이 먼 시선으로 훑고 음미하며 그 찰나를 마음에 고이 담아둔다. 분위기, 웃음소리, 날씨 등 다.
너무 행복해서.
가슴이 벅찰 만큼.
평생 기억하고 싶을 만큼.
잊고 싶지 않을 만큼.
소중해.
슬프거나, 우울할 땐 뭘 잃어도 상관없고 당장 떠나도 아쉽지 않은데 말이지. 행복하면 욕심이 생긴다.
자꾸 생각나고,
또 느끼고 싶고.
브레이크를 잡았다, 풀었다 나름 조절을 하지만 결국은 나아간다. 전진이다. 스파크를 튀기며 마찰하고 고뇌하지만, 결국 향해간다. 조금 느리지만. 서툴지만.
느려도 좋다.
더 오래 눈과 마음에 담아둘 수 있으니까.
서툴러도 괜찮다.
본질은, 진심은 닿기 마련이니까.
삶의 의미를 그렇게 채워간다.
그리고 이런 사색에 잠기는 건, 사실 꽤나 행복하다는 거지. 흔들림 속에서도, 불안함 속에서도.
지키고 싶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