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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 Feb 04. 2022

준공검사와 하자보수 등 리모델링 마무리

#집 10

리모델링 공사는 준공 검사를 한 후 하자 보수까지 확인해야 비로소 끝이 난다. 즉, 하자 보수까지 완료되면 잔금을 치러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정이 끝나면 입주청소를 꼭 하는 게 좋다.

철거할 때 혹은 목재나 타일 등 자재를 컷팅할 때나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줄 알았는데, 현장에 직접 가보니 이미 재단이 된 판넬을 조립하고 설치할 때에도 먼지가 자욱했다. 싱크대와 키큰장 등 주방 가구를 설치하면서 뽀얀 분진을 뒤집어쓴 선생님 앞에서 주방 가구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야기를 차마 할 수 없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바로 직전에 살았던 집은 화장실을 싹 다 뜯어고친 집이었다. 따로 입주청소를 하지 않았더니 화장실 청소를 대여섯 번 할 때까지도 하얀 분진(아마도 타일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다.)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턴키업체를 통해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 공정에 입주청소가 포함되어 있거나 입주청소를 선택사항으로 안내하며 추가 비용을 청구한다.




#준공검사


우리는 공정에 입주청소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입주청소 후 준공검사를 실시하였다.

준공검사’란 공사가 전 공정에 걸쳐 종료되었을 때, 공사가 설계도서대로 완성되었는가를 확인하고 발주자에게 인도가 가능한 상태인 가를 검사하는 것을 뜻한다(출처:대한건축학회 건축용어사전). 쉽게 말해 고객이 주문한 대로 하자 없이 리모델링 공사가 완성되었는지 고객과 업체가 함께 확인하는 것이다.


다른 업체의 경우 어떻게 진행하는지 알 수 없으나, 에이프릴트리는 공정 중간중간에도 하자를 체크해서 보수를 하였고(안방에 있는 아치 게이트의 필름이 긁혀서 찢어졌는데 두 번이나 필름을 재시공했다.), 준공검사 직전에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하자가 있는 부분을 확인해서 스티커를 붙여두었다.

안방 욕실 수납장 청소상태 불량 / 샷시를 고정시킨 나사를 가려줄 커버 누락
모서리부분 벽지가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 우리가 발견한 유일한 하자이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필름과 마루, 벽지를 시공하고 보양작업을 하면 각종 자재들이 벽이나 바닥 등을 찍으면서 흠집을 내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완벽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준공 후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 하자를 발견하고 보수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잔금을 치른 후에는 연락이 안 되거나 보수를 차일피일 미루는 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준공검사 시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할까?


1. 마감재의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할 것. 

필름, 벽지, 마루, 타일 등이 찢어지거나 깨지거나 찍히지는 않았는지, 타일 매지나 실리콘 등이 덜 들어간 부분은 없는지 보아야 한다.


2. 특히 문틀, 샷시, 벽 모서리 부분 등을 주의 깊게 볼 것.

몰딩이나 문틀, 샷시와 만나는 부분, 그리고 모서리의 벽지가 뜨는 경우가 많다. 샷시에는 실리콘 마감이 덜 된 곳이 있을 수 있다.

우리집은 바닥이나 벽이 고르지가 않아 서재 걸레받이가 벽에 밀착되지 않고 떠 있는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은 걸레받이와 같은 하얀색으로 실리콘을 쏴서 채웠다.


3. 주방과 욕실 수전도 작동해보고, 변기 물도 내려보고, 그리고 배수 상태도 꼭 확인할 것.

우리집은 준공검사 때는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를 나중에 발견하였다. 세탁기 배수관에서 물이 샜던 것이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세탁실 위치를 바꾸고 배수관을 안방 욕실로 연결했기 때문에, 세탁기 자체의 문제가 아닌 배수관의 문제라고 판단하여 리모델링 업체에 연락을 했다. 세탁기 배수관과 안방 욕실로 이어지는 배수관의 연결부위에 실리콘을 쏴주니 더 이상 누수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준공검사 시에는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도 설비공사를 한 부분은 평소에 이상이 없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4. 조명이 잘 들어오는지, 전기와 인터넷도 문제없는지 스위치를 켜보고 전자제품 등을 작동해 볼 것.

천장에 있는 조명뿐만 아니라 신발장이나 커튼 박스 등에 달린 간접조명까지도 확인해야 한다.

준공검사 전 실링팬이 안 켜져서 두꺼비집도 내렸다가 리모컨으로 설정도 다시 해보고 끙끙대다가(제품 설명서를

보고 해 본 것이다.) 업체에 확인을 요청드렸다. 이후 갑자기 실링팬이 작동되어서 내가 손재주가 좋은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우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현장 실장님이 연결해놓고 가셨던 것이었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


* 벽지에 얼룩이 있거나 설치한 가구 문이 빡빡한 경우 등 하자가 아닌지 맞는지 판단이 어려울 때는 일단 업체에 물어보자. 따지듯이 물어보기보단 정중하게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고객에게 리모델링한 집이 얼마나 소중한지 업체에서도 잘 알고 있다.

“여기 있는 얼룩은 닦이는 걸까요? 물티슈로 닦아도 벽지 안 찢어지겠죠?”(새 벽지 너무 소중해요…)

“도배 풀이 묻은 거예요. 물티슈로 닦으면 바로 지워질 겁니다.”(걱정하지 마세요, 고객님.)




#베이크아웃


리모델링 준공 후 입주 전에는 반드시 베이크아웃을 해야 한다. 건물 내부의 콘크리트는 라돈(radon, Rn)을, 합판과 단열재는 포름알데히드를, 페인트와 접착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이른바 ‘새집증후군’을 겪을 수 있다. 눈이 따갑거나 기침이 나오기도 하고, 특히 아토피 등 피부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베이크아웃은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을 방출시키는 방법의 일종이다.


창문과 문을 모두 닫되 가구의 서랍과 문짝을 모두 열어놓고 7시간 이상 보일러를 가동해 실내 기온을 섭씨 35~40도로 유지시킨다. 이 과정에서 가구, 벽지, 바닥재에서 오염물질이 다량 방출된다. 이후 창문을 열어 1시간 동안 환기를 시키고 다시 베이크 아웃을 진행하는 식으로 4~5회 반복하면 된다. 주의할 것은 베이크 아웃 과정 중에 건물 내에 있어서는 안 되며 창문을 열기 위해 방으로 들어갈 때는 반드시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점이다(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새집으로 가기 전 ‘베이크 아웃’ 하세요~”).


준공검사  가구와 가전이 모두 들어온 것이 바로 금요일이었다. 일요일 입주를 앞두고 서너 번의 베이크 아웃을 진행하였다. 베이크 아웃을 하면서 보일러 본체와 분배기 교체  보일러가 아주  돌아간다는 것도 확인할  있었다.


베이크아웃을 했다고 해서 새집증후군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입주 후 한 달 동안은 방문을 닫고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팔을 벅벅 긁어댔다. 나는 원래 아토피가 있지만, 특별한 피부질환이 없는 남편도 피부 가려움을 느꼈다. 남편의 기침이 쉽게 멈추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새집증후군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퇴원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이 집에 이사 온 후에도 계속 기침을 하였다.)

두세 달간은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날이면 하루 종일 온 집안의 창문을 열어두었다. 공기청정기와 서큘레이터를 켜놓고 집안 구석구석 환기가 잘 되도록 하였다.




이사 후 필름과 벽지 등에서 발생한 하자를 보수해주셨고, TV 뒤 벽에 숨겨놓았던 인터넷선 하나가 사라져서 벽을 다시 뜯고 다시 도배를 해야 했다. 보수 작업을 하실 때 옆에서 구경을 해보니 각 공정에서 최고의 드림팀으로 구성된 분들이 우리집을 만들어주신 것을 알게 되었다(공사기간에는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일부로 작업이 끝난 저녁에 가서 현장을 둘러보고 왔었다.). 문틀에 붙인 필름에 작은 먼지라도 들어가면 과감하게 한 면의 필름을 다 떼어내고 다시 시공을 해주셨고, 벽지 끝부분이 깔끔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TV가 걸릴 벽면뿐만 아니라 안방 문이 있는 면까지 다시 도배를 해주셨다.

인터넷선을 찾고 다시 깔끔하게 벽지로 덮은 거실. TV설치를 기다리는 중.

마지막 보수는 업체 대표님께서 샷시 나사를 가릴 커버를 가지고 오셔서 해주셨다. 가구와 가전까지 채워진 집을 보시고,

“사진으로 본 것보다 훨씬 예쁜데요?”

라고 하셨다. 핸드폰 카메라로는 그 예쁨을 다 담을 수 없는 예쁜 집이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을 데리고 와 실물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는 실물이 더 예쁜 우리집에서 8개월째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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