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배우고 책을 읽으며 매일 조금씩 다시 태어난다. 내일도 모레도 그럴 것이다."
p.7 이슬아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엄마는 왜 이렇게 책에 관한 책이 많아?" 내 책장을 주위 깊게 살피던 아이가 묻는다. "글쎄... 엄마가 책 이야기를 좋아하나 봐" 아이의 질문에 책장을 새롭게 살핀다. 서점에 관한 책, 그림책에 관한 책 그리고 책에 관한 책이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지난주에는 오래간만에 책방에 가서 읽고 싶은 책들을 마음껏 골랐다. 고르고 보니 모두 책에 관한 책이다. 서평집, 독서일기, 책 읽기에 관한 책을 한 꾸러미 안고 돌아오며 내가 정말 책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구나 실감이 났다. 아이의 질문 덕분에 새삼스럽게 나의 취향을 깨닫는다.
이슬아 작가의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를 읽었다. 지난주에 구입한 책 가운데 가장 얇아서 제일 먼저 꺼냈다. 2019년 <일간 이슬아> 내용 중 서평 원고를 모아 엮은 책이다. 나의 첫 그림책인 사노 요코 <태어난 아이>에 대한 서평이 목차에 있어서 구입했으나 <태어난 아이>에 대한 글보다 다른 글들이 더 좋았다.
편지를 써 내려가듯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책 이야기를 건네는 작가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좋은 글을 읽으며 떠오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담아 건네는 글은 등을 가만히 어루만져 주는 손길처럼 따뜻하다. 나는 가족에게, 친구에게 책 이야기를 이렇게 온 마음을 다해 해본 적이 있었나. 나는 언제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에 인색하다. 하고 싶은 말도 해야 하는 말도 잘하지 못해 글을 쓴다. 내 마음 좀 알아달라고, 날 좀 바라봐 달라고 썼다. 이슬아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나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 쓰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