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보면 침이 꿀꺽꿀꺽 넘어가는 에세이. 꼬르륵꼬르륵 배꼽시계는 오늘도 여지없이 울리고 냉장고에 그 흔한 과일이 하나도 없음을 발견하고 좌절한다. 아이가 잠든 밤 아이 과자를 하나 봉지재 뜯어놓고 와그작와그작 씹어 먹으며 책을 읽는다.
건빵에 들어있는 별사탕은 제일 마지막까지 두었다 아껴먹는 유형이지만 궁금한 건 참지 못하니까 요조님 글을 제일 먼저 찾아서 읽었다. 달리기 난 뒤 먹는 아이스바의 상쾌함이나 안동 맥주 예찬의 글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한라산 등반 후에 먹는 컵라면의 유혹에 넘어가 100도씨의 뜨거운 물을 콸콸 부어 옆구리 터진 김밥과 함께 먹었다. 다음날 점심까지 참은 것을 무척이나 기특하게 생각한다.
예전이라면 육즙이 자글자글 흐르는 고기와 바삭한 돈가스 이야기만 읽어도 침을 줄줄 흘렸을 테지만 갈대 같은 채식 생활을 유지하다 보니 맛있는 채식요리가 먹고 싶어졌다. 작년 여름에 친구들과 맛있게 나눠먹었던 토마토 절임도 생각나고 오이 송송 썰어 넣어 비벼 먹는 비빔국수도 생각나고 누룽지에 볶음김치가 먹고 싶기도 하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무척 배가 고프다는 뜻이다. 아이의 간식 창고 문을 또 살며시 열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