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발걸음 Jun 24. 2022

김영갑 사진집 《숲속의 사랑》

책은 주로 새 책을 사지만 중고책도 거리낌 없이 산다. 가끔 중고책 판매 사이트를 넘겨보며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낼 때가 있는데 보물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김영갑 사진작가와 이생진 시인의 책 《숲속의 사랑》도 이곳에서 발견한 책이다.


제주도에 처음 갔을 때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에 갔었다. 여행 전 우연히 뉴스에서 김영갑 사진가의 이야기를 보고 꼭 가보고 싶었다. 작고 아담한 갤러리에서 서늘한 에어컨 바람에 덜덜 떨며 작품을 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 제주도 여행을 같이 갔던 구남친이 현남편이 되었을 때 요조님 책에서 김영갑 사진가의 이야기를 다시 만났다. ‘나도 제주에서 제일 먼저 가보고 싶었던 곳이 이곳이었는데’ 반가워서 책방무사에서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구입해서 읽었다. 


나는 김영갑 사진가의 작품 중에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좋아한다. 사진이 순간을 기록하는 예술이라면 바람을 기록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진에서 제주에 부는 바람이 느껴진다. 그래서 창밖에 흔들리는 태극기나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종종 작가의 작품을 떠올린다. 그리고 나도 작은 카메라를 챙겨 길을 걷는다. 


매일 걸어 다니는 똑같은 길이지만 날씨와 온도와 바람에 따라 바라보는 풍경이 달라진다. 요즘 내 시선을 끄는 주제는 잃어버린 것, 사라진 것이다. 길가에 버려진 자전거, 장난감 그리고 오래된 집들을 자주 카메라에 담는다. 두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작은 창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왜 이리 다르게 느껴지는 것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요즘 사는 맛 – 먹고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