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던 날

아주 멀리서 보면 8살

by 맑은샘



밤새 내리던 눈이 날이 밝아도 계속해서 쌓였다. 마른 가지위 노쇠해서 뒤틀린 잎위에 소복이 애기볼살처럼 볼록볼록 생기가 솟았다.


뽀득뽀득 쉴새없이 들리는 발소리가 타임머신이 되어 동심으로 데려다 놓았다.

온통 흰이다.

계속해서 내리는 눈이 가려준다

세상의 눈을.



눈사람을 만들어볼까?

이리 뒹굴리기도 하고, 숨 죽이며 가볍게 내려앉은 부드러운 눈을 살포시 걷어서 뽀얗게 흙투성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아름드리 멋진 나무아래 세워두고 안녕했다.

몇 걸음 걷다 뒤돌아보고, 멀찌감치 뒤돌아 보는데 그새 정이 들었다.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피식 웃긴다. 그래 그렇게 웃으며 살자.
눈 내리던 고요한 한강공원에서 흰머리 초로의 두사람, 눈사람 만들며 발갛게 50년전 어디쯤을 달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