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나서? 아니, 귀한 마음을 내고 시간을 내어서 먼 길을 기꺼이 와주었다. 그녀의 남편들과 아이들도 황금 같은 휴일을 반납하고 함께해 주었다. 참 고마운 일이다. 이 마음을 다 담기에는 내 글이 한없이 부족하고,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이 너무 쉽고 가볍게 느껴질 지경이다. 그럼에도 거듭 무한히 고맙다.
역시나 공간을 완성하는 건 사람이다. 사람들이다. 나의 그녀들이 다녀가니 공간이 살아난다. 활력이 차오른다. 나 역시 자신감이 충전된다. 다시 일어서는 데에 이들의 응원과 격려가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한참을 주저앉아 있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없어도 좋은 사람들로 채워지면 그곳은 이미 충분한 공간이 되고,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어도 좋은 벗들과 함께 하면 그것이 곧 좋은 삶이고 행복한 인생이다. 그들이 있음으로 해서 오늘의 내가 무사히 있음이다.
친구들이 방문하기로 한 날에 우리 옆 1호 옷수선 가게가 같은 날 이사를 들어왔다. 갑자기 지하상가가 북적북적해졌다. 우리는 아침에 먼저 나와서 남편은 1호에 남은 공사를 하고 나는 손님 맞을 준비로 한창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미리 연락도 없이 예정보다 하루 일찍 앞당겨 이사를 들어온 것이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이삿짐을 들여놓는 동안 우리는 점심을 거하게 여유롭게 즐겼다. 분명 우리 친구들 모임인데, 남자 셋이 모이니 이야기가 갑자기 산으로? 군대로 간다. 이게 아닌데.... 어쨌든 함께 한참 웃었다. 그리고는 적당한 타이밍에 남자들이 다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남은 작업을 이어 나갔다. 현장에서 일 좀 했으면 알 법한 노가다 판 전문용어가 들려온다. 의외로 남자들이 모이면 수다스럽기가 여자들 못지않다. 나 혼자서 도왔으면 일요일 늦은 밤까지 해야 했을지도 모르는데 장정들이 나서준 덕분에 일이 금세 척척 진행되고 마무리된다. 그렇게나 수고해 줬는데 일요일이라 주변에 영업한 식당이 없어 저녁을 함께 못 하고 보내서 못내 아쉽고 미안했다.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3인조 즉석 협업! 각 맞춰 센터 맞춰 수평 맞춰 또 예술하셨습니다. 덕분에 일정대로 무사히 멋지게 오픈하셨네요. 역시나 서비스로 못도 몇 개 박아드리고 철망도 걸어드리고.
그렇게 도와주고 배려해 준 덕분에 우리 친구들끼리만 또 오붓하게 여자들의 수다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서로 가까운 곳에 이런 공간을 아지트 삼아서 필요할 때 혼자만의 시간도 가지고 또 가끔은 여럿이서 이렇게 자주 모여도 참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나는 언제든 벗들에게 이곳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내어줄 것이다. 공간 대여가 아니라 공간 공유이다. 스페이스 공감대! 어떤가? 선정 기준은 물론 주인장 마음, 내 마음이다. 이곳이 누군가의 꿈공작소가 되어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함께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소중한 내 벗들의 인생 후반전 꿈벌이를 위해서 뭐라도 할 수 있다면 나 역시 기꺼이 팔을 걷어붙이고 도울 것이다. 내가 그녀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뭔가가 있다면 기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