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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촌철활인

눈을 감자

감다 잣다 뜨다

by 햇살나무 여운


알알이

포실포실

감자가 익어가는 동안

잠시 눈을 감자


이렇게 눈을 감으니

그 먼 거리도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구나


아쉽고 그리웠던 이 마음이

맛있게 뜸이 드는 동안

너와 나 손 맞잡고 눈을 감자


"만능찜이 완성되었습니다."


눈을 감고 마음으로 만난 우리

따끈따끈 찐 감자를 함께

나누어 먹는 동안

이번엔 실을 감자


얽히고설킨 인과 연의 실타래를 풀어

실을 잣고 꿈을 잣아서

사랑이라는 실패에 가지런히 감자

고이고이 감아보자


이제 눈을 뜨자

시를 뜨자

너와 나 씨실과 날실이 되어

세상 흔하디 흔한 이야기를 뜨자

맛있게 뜨자 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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