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설렐 거야.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언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잖아. 넌 의식을 지켜야 해…….”
“‘의식’이 뭔데?”
“‘의식’은 어느 하루를 다른 하루와 다르게 만들어주고, 어떤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들어주는 거야. ”
“길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인내심이 필요해. 우선 내게서 좀 떨어져서 저쪽 풀밭에 앉으렴. 내가 살짝 곁눈질로 널 바라볼 거야. 넌 아무 얘기도 하지 마. 언어는 오해를 낳거든. 그래도 날마다 내게 조금씩 더 가까이 와서 앉아.”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한글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