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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나무 여운 Dec 25. 2024

1. 회사를 버린다

1일 1버림 일지


새해를 앞두고 가장 먼저 회사를 버린다. 회사를 버렸다.


물론 노동을 버렸다는 의미는 아니다. 더 이상 회사나 조직에게 소속되어 인정받기를 바라며 목매지 않고 나를 낭비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같은 시간과 노력, 열정과 밀도를 들인다는 조건 하에 이제는 승수효과가 높은 쪽으로 옮겨가기로 선택한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하고 더 하고 많이 해도 돌아오는 것은 그대로 전혀 변함이 없다. 내가 기꺼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과는 별개로,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나를 그렇게 대하고 쓰는 것은 함부로와 당연시가 된다. 그런 의도를 갖지 않았다고 해도 그것을 받는 이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갑질이자 소외가 된다. 물론 이런 일들이 난무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만큼 세월을 먹기도 했다. 다만 이제 더 이상 나는 나를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존중과 인정을 더 이상 남에게서 구하기를 바라지 않고 이제는 내가 나를 존중하고 인정해주기로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현상유지만 하고 있는 이 수동적이고 소모적인 상태가, 더는 효율적이지 못하고 창조적이지 못한 이 상태가 몹시 재미가 없다.


이제는 시간이 가장 값지고 귀하다. 나는 나를 제대로 쓰고 싶다. 나의 능동적인 쓰임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가장 먼저 한 결심은 나의 시간을 헐값에 팔고 있는 행위를 멈추기로 한 것이다. 벌기 위해 버린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버림이다.


나는 과연 버릴 수 있을까?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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