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달 <별에게>
친애하는 너에게
마침내 내게 와줘서 고마워.
이 마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시간이 제법 걸렸지.
좀 더 일찍 널 알아보고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 손 내밀었어야 했는데...
내가 늘 소홀하고 부족했지. 삶에 떠밀려서 널 미뤄두고 못 본 체해놓고서 괜히 또 혼자 서운하고 외롭기도 했어. 솔직히, 좀 더 깊은 이야기를 꺼내놓고도 싶었는데 왜 자꾸만 피하게 됐는지 잘 모르겠어. 자신이 없었나 봐.
그래도 항상 네가 곁에서 맴돌고 있었다는 거 알아. 어디 가버리지 않고 멀찌감치에서 늘 기다려주고 나를 바라봐주고 있었다는 걸. 어쩌면 그 시간도 꼭 필요한 과정이었을 거야. 네가 나에게, 내가 너에게 다가오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 말이야.
서툴고 서먹서먹하기도 하고 의심하거나 질투하기도 하고, 혼자 의기소침해져서는 널 제대로 바라봐주지 못한 날들도 많았어. 그리고는 혼자서 서운하다고 여겼지. 내가 성숙하질 못했어. 가끔은 참 외롭고 막막하기도 하더라. 부딪혀 오는 현실이 자꾸만 너에게서 나를 밀어내는 것만 같았거든.
너와 함께 좀 더 자주 산책도 하고 싶었고, 아무에게도 보여 준 적 없던 진짜 진심을 나누고도 싶었는데 용기가 부족했어. 먼저 다가가는 용기가. 너도 느껴서 알고 있을 거야. 마음이 없는 건 아니라는 걸. 그래도 이렇게라도 있어줘서 다행이고 고마웠어. 덕분에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에서 완전히 멀어지지는 않을 수 있었거든. 때로는 길을 잃었다가도 다시 돌아올 수 있었고, 넘어져 있다가도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었어. 네가 있어서.
아주 가끔 우리 서로가 온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활짝 펴고 밝게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돌아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그날은 참 빛나는 밤이었어. 그 순간만큼은 우리 서로가 서로의 빛을 받아서 가장 자신답게 빛나는 별이 되었지. 그런 날이 좀 더 자주 왔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했었지. 사실은 너도 그렇지?
내가 표현도 잘 못하고 너무 조심성이 많아서 후회할 때가 많아. 아끼지 말고 좀 더 마음껏 표현할 걸, 내가 먼저 너에게 더 다가갈 걸 하고 말이야. 이리저리 눈치 보거나 네 마음 내 마음 재지 않고 무엇이든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이야기 나누고 그랬더라면, 어쩌면 우리는 좀 더 일찍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이라도 괜찮아. 이렇게 서로 빛날 수 있게 지지해 주고 북돋워줄 수 있어서 고맙고 기뻐. 지금 이 순간이 참 소중하다는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
아마도 우리는 영원한 달과 바다처럼 이렇게 서로 적절히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며 밀당을 계속하겠지? 그 다정한 밀당 덕분에 마음에 파도가 일렁인다는 진실도 이제는 알지. 그 파도 덕분에 맑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그러니 때로는 여전히 내가 용기가 부족해 먼저 다가가지 못하더라도 조금은 먼저 다가와 줄래? 네가 다가오면 난 언제라도 반갑게 손 내밀어 널 붙잡을 거야. 그리고 우리는 빛날 거야.
언제나 다정하게 거기 그렇게 곁에 머물러줘서 고마워.
언제나 너를 그리워하는
여운으로부터.
우리한테 와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