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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by 햇살나무 여운



고요의 언저리에서

한 송이 꽃으로








그리하여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 보라
그 여정 끝에 어떤 얼굴이 되었으며
어떤 상실의 이유로 사랑을 알게 되었는지를
피부가 통증을 기억하듯이
당신의 삶에 어떤 시가 남아 있는지를
해마다 오월이면 한 장소에서 꽃을 피우는 내가
귀 기울여 들어 줄 테니



- 류시화 '붓꽃의 생' 중에서 -







꽃이 낫다

꽃이 낫게 한다

꽃이 웃는다

꽃이 웃게 한다

꽃이 산다

꽃이 살게 한다

사람이 산다

사람을 살게 한다

사람이 살아난다


그것이 꽃의 존재 이유인가.






해마다 오월이면
한 장소에서 꽃을 피우는 내가
귀 기울여 들어 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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