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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촌철활인

흙빛으로 피는 꽃

안도현 '어머니'

by 햇살나무 여운





어머니는 입을 크게 벌려

말해 본 적이 없다

어머니는 대파 한 단을

사들고 와서

간신히 말했다.



이런 꽃다발은 어떻노?



- 안도현 《쓸데없이 눈부신 게 세상에는 있어요》
'검은 비닐봉지에 대하여' 중에서



어쩌면 뿌리는

땅 속에 핀 꽃일지도 모른다.


땅 속 그 빛을 길어올려


우리에게 다 내어주느라


그 꽃은 흙빛이었던 게다.




​#어머니

시집이 꽃밭이다. 온통 꽃을 흩뿌려놓으셨다. 이것으로 올 겨울을 살라고, 봄을 미리 내어놓으셨다.



#쓸데없이눈부신게세상에는있어요

#안도현

#문학동네시인선


https://youtu.be/1p-cNw8CMpA?si=ZhKYPooNu77Esx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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