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좀 받으면 안되냐요.

by 민윤슬

남들이 보지 않는 일기장이라 해도, 사람들은 누가 볼까 봐 거짓말을 쓴다고 한다.

나 역시 이곳에 글을 남기면서도, 혹시나 누가 나를 알아보지는 않을까 망설이곤 한다.


그렇다면 여기도 결국 일기장 같은 곳일까.


글을 쓰기 전에는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키보드를 두드리려니, 무엇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 멈추게 된다. 아이러니하다.


그날은 특히 힘들었다. 이유를 알고 싶어서, 이해하고 싶어서 알코올중독 카페에 글을 올렸다.

술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끊어보려 애쓰는 사람들이 모인 곳.

아빠 이야기를 꺼냈다. “술만 마시면 이렇게 변하는데, 대체 왜 그럴까요? 아시는 분 있나요?” 하고 댓글을 기다렸다.


하지만 곧 글을 지워버렸다.

댓글도 달리지 않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라는 게 따로 있겠나 싶어서.

그냥 마시다 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싶어서.


사실 술 때문에 괴로웠던 일들을 나열하는 대회가 있다면, 아마 우승이나 입상은 자신 있다.

웃프다.


혹시 이 글을 우연히 읽는 사람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는 이 사람보다는 낫네.’ 하고 위안을 얻고, 나는 또 ‘그래도 이 사람보다는 내가 낫다.’ 하고 위로 좀 받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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