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빈모 Sep 16. 2019

나쁜 녀석들! 너희뿐이냐?

드라마 [나쁜 녀석들:악의 도시]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나쁜 녀석들:악의 도시]는 OCN에서 2017년 12월 16일부터 2018년 2월 4일까지 방영된 오리지널 드라마다. 2014년에 방영된 바 있는 [나쁜 녀석들]의 후속작으로 스핀오프(spin-off)된 드라마다. [나쁜 녀석들]과 [38 사기동대]의 극본을 맡았던 한정훈 작가가 극본을 맡았고 [38 사기동대]의 연출을 맡았던 한동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전편에서는 경찰과 특이능력(?) 가진 범죄자가 주인공이라면 여기서는 검사를 중심으로 미친놈 경찰, 그리고 전향한 조폭 출신 주먹 등이 주인공이다.


박근혜 정부가 탄핵으로 물러난 뒤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다. 드라마에서는 현실감을 살리려고 했는지 새로운 정부가 문재인 정부임을 은근슬쩍 드러낸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권에서도 자신이 가진 권력 혹은 힘을 유지하기 위해 변신하는 인간 모습이 표현된다. 대표적으로 서원 시라는 가상도시의 지검장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것이 드러난다. 


결국 악의 도시를 이루는 구성원 중 권력을 가진 계층이 '나쁜 녀석들'로 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쁜 놈들로 검찰과 경찰, 그리고 정치인인 서원 시장, 그리고 임기가 있는 임명직, 선출직과 달리 돈의 힘, 금력을 가진 경제인이 등장한다. 이 경제인은 깡패 출신으로 시작해 준재벌급 회사를 만든 서영국 현승 그룹 회장이다.(극에서는 근본적으로 나쁜 놈으로 묘사된다. 그렇지만 권력 가진 다른 나쁜 놈과 비교하면 덜 나쁘게 보일 때도 있다.)


극의 내용은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다. 자신의 이득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는 자들을 미친놈 소리 듣는 우제문 검사와 주변 인물들이 쓸어버린다. 윗대가리 악을 잡으니 아래에서 또 다른 악이 생기고 그도 잡으니 이제는 서원 시 외부에서 또 다른 거악이 등장한다. 이 마저도 우제문 검사가 척결하지만 결국 새로운 악을 잡기 위해 다시 시작한다는 것으로 극은 끝난다. (드라마 중간중간 살짝 늘어지는 부분도 보이고 쓸데없이 폭력 장면이 많아 보이는 게 거슬리긴 한다.)


대한민국이 혼란하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 과정에서 생긴 논란은 나라 밖 문제(어찌 보면 이것이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일지도 모른다.)를 다 집어삼켰다. 극은 현재 대한민국 모습을 언뜻언뜻 생각나게 만들었다. 2년 전에 만든 드라마이지만 대한민국의 지금 모습을 일정 부분 예측했다.

내 생각을 쓰기보다 극 중에서 나온 대사를 옮겨 본다. 이리저리 배치해 연결해 보니 나름 글이 된다. 마지막 대사처럼 언제나 올곧은 공권력이 악을 깔끔하게 처단하는 그런 대한민국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착하게 살아보겠다는데, 세상이 그렇게 안 둬." (조폭 출신 허일후 백반집 사장)


"그때랑 똑같아요. 부장님은 권력이 바뀌면 아래도 바뀐다고 생각하는 거고, 저는 권력이 바뀌어도 아래가 바뀌지 않으면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고... 이번에 새로 오신 지검장님요, 좋은 분인 거 알아요. 이명득(전 지검장) 같은 놈이랑 타협하지 않고 자기 소신대로 밀어붙여서 지금 있는 자리까지 올라온 것도 잘 알고요. 근데 부장님. 조직이라는 데가 좀 그렇더라고요. 윗물이 맑아서 아랫물까지 타고 내려가는 게 아니라 더러운 아랫물이 윗물까지 타고 올라가는 게 그게 조직이더라고요." (허일후 백반집 사장)

"그래서 반 지검장도 더러워질 수 있다 이건가?" (우제문 검사)

"뭐 더러워질 수도 있고 계속 맑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둘 중의 하나겠죠." (허일후 백반집 사장)

"허 사장은 조직 습성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우제문 검사)

"저 조직폭력배 출신이잖아요. 좀 겪어 보니까 뭐 다를 게 없더라고요. 검찰이나 조폭이나." (허일후 백반집 사장)

"뭐 세상 다 꼭 그런 건 아니야." (우제문 검사)


"우리는요, 검사님. 가치를 죽여요. 정의를 찾는 놈은 호구로 만들고, 원칙을 찾는 놈은 바보로 만들고, 질서를 찾는 놈은 병신을 만들어서, 옆으로 그런 소리 떠들면 순진한 소리 한다, 깨끗한 척한다. 재수 없다, 이런 소리하게 만든다고. 자기들끼리. 아시겠어요?" (조폭 출신 사업가 조영국 현승 그룹 회장)


"법? 질서? 정의? 그런 거 가지고는 나 못 잡아." (조폭 출신 사업가 조영국 현승 그룹 회장)

"지금까지 누구한테 덤볐던 건지, 감이 좀 잡히십니까- 검사님." (조폭 출신 사업가 조영국 현승 그룹 회장)


"삼청교육대에서 몸 만들고, 3S 정책 때 돈 만들고, 범죄와의 전쟁 때 깡 만들고, IMF 때 빽 만들어서 20년을 버텼습니다. 이번이라고 뭐 크게 다를 거 있겠습니까?" (조폭 출신 사업가 조영국 현승 그룹 회장)


"건달이 이랬다 저랬다 해, 이 새끼들이 의리 없이." (조폭 동방파 행동대장 서일강)


"서원 시민 농락한 이명득이 쫓아냈지, 서원 시민 세금 가지고 장난질한 조영국이도 감옥 보냈지. 그런 우리한테 니들이 수갑 채운 거야, 지금. 착한 놈? 나쁜 놈? 그런 거 누가 정할 것 같니? 우리가 정하는 거야."(서원 중부경찰서 형사 황민갑)


"착한 권력도 권력이거든. 잡으면 놓치기가 싫어요." (서원 중부경찰서 형사 황민갑)


"우리... 지금 맞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걸까?" (현승 그룹 세무사 김애경)


"니네 아빠한테 얘기해서 돈을 더 가지고 오라고 하던가, 어디서 500원 내고 오뎅에 순대까지 처먹으려고 해." (서원 중부경찰서 형사 황민갑) (자신이 저지른 인북동 여중생 살인사건 목격자를 찾아달라며 조영기가 귀찮게 말하자 한 대 때리면서 대답한 말. 조영기는 장관이자 재벌의 자제로 마약에 빠진 망나니, 살인을 하기까지 했지만 아버지 덕에 유마 무야 되었다.)


"호의가 특권 되고 특권이 비리되는 거야."  (전직 검사 민태식 변호사)


"선이 왜 악을 이기지 못하는지 아나? 선은 미숙하고, 악은 성숙하기 때문이야. 성숙한 선은 곧 악이 되는 법이니까."(서원 지검 차장검사, 나중에 서원 지검 검사장인 된 반준혁)


"이벤트가 크면 망하기도 쉽잖아요, 원래. 형님 자리도 생각해야 되고... 가만히 계세요. (뭔 말이고 그게?) 그냥. 둘이 싸우게 놔두시라고요. 누가 이기든 거리는 항상 적당히 두시고, 우리나라가요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죄도 없는 나라 아닙니까, 원래."  (대검찰청 차장검사 류석기)


"정치란 말이야. 버릴 거 빨리 버려 버리는 거야. 버릴 거 챙기는 게 아니라"(서원시장 배상도)


"(조영국 현승 그룹) 회장님, 저한테 욕먹고 싶으세요?" (남편은 전 대선후보였고 배상도 서원시장의 누나인 배영주. 재벌급 재산 있는 듯)


"그게 걱정하는 사람의 얼굴입니까? 말로만 식구 챙긴다 하지 마십쇼." (서원 남부경찰서 형사 김광산)


"색깔 바꾸면 유능한 거고, 색깔 안 바꾸면 무능한 거고, 선배처럼 한 색깔만 고집하면 저능한 거야." (성지수 서원 지검 부장검사)


"공권력이 깡패가 되면 이래 무서운 거예요. 쫄아, 사람들이." (검사 출신 인권변호사 민태식)


"세상에서 가장 힘없고 약한 사람을 대타로 세웠다는 거야. 사회에서 버림받고, 루저라고 부르는 사람. 세상 사람들이 왜 저렇게 사냐고 손가락질하고, 그런 사람 인생 알고 싶지도 않고, 보고 싶지도 않아서 살인자 탈 씌워도 "아, 저런 사람이 사람 죽이는구나. 그래, 사람은 저런 놈들이 죽이는 거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사람이 사람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검사 출신 인권변호사 민태식)


"우리 같은 사람들은요. 칼맛 보면 안 돼. 맛 드릅게 없고.. 그래도 '세상에서 법이 제일 맛있구나'.. 그러고 살아야지 안 그래요?" (검찰 수사관 신주명)


"... 전직 검사로써, 인생 선배로서는, 너무 미안해 강주 씨한테. 발버둥 쳤을 거 아니야, 그런 일 안할라고.. 강주 씨 잘못 아니에요! 그러니까, 벌써부터 포기하고 그러지 마. 나도 살잖아, 이 나이에 이 꼬라지 하고, 허허."  (검사 출신 인권변호사 민태식)


''제문아, 나는 말이다. 우리 서원 시가 우리 동네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고 합법이 편법을 이겼으면 좋겠고 공존이 생존본능을 이겼으면 좋겠고 온정이 냉정을 이겼으면 좋겠고 비폭력이 폭력을 이겼으면 좋겠다. 그런 동네가 될라 하면은 사람들이 최대한 아프지 않고 최대한 덜 다치는 그런 동네가 될라 하면 이 방법밖에 없다. 맨날 치고 맨날 주터지고 맨날 울고 멍청하다고 미련하다고 세상 물정 모른다고 손가락질받아도 이렇게 살아가는 게 이렇게 살면서 바까지는 기 내가 떳떳하게 사는 기다. 동네에 이런 바보 하나쯤은 있어야 안 되겠나. 몇 명 더 있으면 더 좋고''  (검사 출신 인권변호사 민태식)


"인정 봐주지 말고! 사정 봐주지 말고! 다 때려잡어." (우제문 검사)  


[빈모]





매거진의 이전글 '체르노빌' '후쿠시마' 최악 원전사고 쌍둥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