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븐

by 신작까


메이븐(전문가)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이미 방향이 틀어진다.


메이븐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다.

무언가를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렇게 불리게 된 상태.

그런데 그 '상태'를 목적지처럼 설정하고, 거기까지 가는 최단 경로를 찾기 시작한다.

지름길을 찾는 순간, 메이븐이 되는 과정 자체가 사라진다.

메이븐이 되려면 얼마나 해야 할까?

이 질문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되려고' 하는 사람은 메이븐이 될 수 없다.

메이븐은 '되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하고 있는' 사람이 결국 도달하는 지점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다.

더 빠른 루트를 검색한다.


메이븐이 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이려 하고, 그 시간 동안 해야 할 반복을 피하려 한다.

매일 같은 것을 하면서 '이게 맞나' 싶은 순간이 온다.

변화가 느리고, 성장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 때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그 순간 찾는 것은 방법이 아니라 회피다.

과정을 견디지 못해서 도망치는 것을 '최적화'라고 부른다.


메이븐이 된 사람을 보면 그가 얼마나 오래 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지금 잘하고 있다는 것만 보인다.

그 '지금'만 보고, 그 사이에 있었던 수천 번의 반복은 보지 못한다.

그래서 착각한다. 저 사람은 원래 그랬을 거라고.


메이븐이 되는 길에는 지름길이 없다.

있다고 믿는 순간, 그 길에서 멀어진다.

지름길을 찾는 동안 정작 해야 할 것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묻는다.


"나는 언제쯤 메이븐이 될 수 있을까?"


메이븐이 된 사람은 자신이 메이븐인지 모를 때가 많다.

그냥 하고 있을 뿐이다.

어느 날 누군가 그렇게 부를 때, 그제야 안다.

아,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그때까지 가는 길에는 빠른 길도, 쉬운 길도 없다.

다만 하루하루 하는 것만 있다.

지름길을 찾는 동안, 진짜 길은 그냥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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