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별리고는 잃으면 본래 상태로 돌아간 것뿐인데,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없던 것보다 훨씬 더 괴로워진다는 말이다.
부상으로 달리기를 할 수 없던 그 때가 그러했다.
돌아간 것뿐인데, 잃은 것처럼 아팠다.
생각해보니 모든 것이 그랬던 건 아니다.
나는 지금까지 수없이 시작하고 멈춰왔지만, 그 대부분에 대한 애별리고는 없었다.
애별리고의 한자를 들여다보니 愛와 苦가 있다.
사랑했기에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나는 대부분의 것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다.
영어 공부를 그만뒀을 때 아프지 않았다.
운동을 안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원래대로 돌아갔을 뿐이다.
의지가 부족했다고 자책했지만, 사실은 사랑이 없었다.
필요는 알지만 그리움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
달리기는 다르다. 부상으로 멈춰 있을 때, 달리고 싶었다. 괴로웠다.
애별리고는 사랑했던 것을 잃을 때만 온다.
부상이 나으면 나는 다시 달릴 것이다.
사랑했던 것은 다시 손이 가기 때문이다.
끝까지 가는 게 목표였을까.
일방적인 사랑을 쏟은 이것과 이별하는 일이 괴로움이 되지 않게 이번에는 다시 시작한다.
괜찮다. 여러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