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좀 시켜달라니까요.

몬트리올에서 일 구하기 시작한지 3주차...

by Lifeartist





말만 할 수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엔 생각보다 많다.



한국에서는 이런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물론 한국이 내 모국이고,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이 한국어를 쓰고 있어서 그럴지도?

하지만, 무슨 일이든 스펙과 경력을 요구하는 사회덕분에 언어 능력만으로 일을 시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다. 물론 그런 일은 급여가 말도 안되게 적은 것도 한몫 하고..ㅠ



그리고 나는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기 위해서 몬트리올에 왔다.

어설픈 영어로라도 어떻게든 생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거 참,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몬트리올은 프랑스어권이다 보니, 영어만 하는 사람은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덕분에 몇년 전에 손을 놓았던 프랑스어를 다시 공부하고 있다.

3주째 영어만 사용가능한 일, 몸으로 때우는 일도 찾아서 지원하고 있지만 연락이 오질 않는다.. ㅎ

생활비는 점점 떨어져 가고, 다음달 렌트비가 부담스러워지고 있는 상황인데 눈앞이 막막하다.



어떻게든 일만 구하면 되는데 일이 안구해지니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할 수 있는 일은 언어 공부하고, 계속 지원하는 것 뿐이니 일단 꾸준히 하고 있다.

진짜 인스타그램이라도 만들어서 그림이라도 팔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지원한 일들은 게임회사 한국어 게임테스터, 호텔이나 클럽의 청소부, 샌드위치 가게 알바, 항공회사 부품 검사원... 등이 있다.

게임테스터는 우연히 발견해서 지원했다. 급여는 낮지만 재밌어 보였고, 영어로도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호텔 청소부는 급여도 좋고,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었는데 연락이 오질 않는다.



보통 지원하고도 1주일은 기다려야 연락이 온다고 한다는데, 일주일은 지났지만 연락은 없다.

일단 기다리면서 인터뷰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역시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력서 출력해서 매장 돌아다니기는 아직 안하고 있는데.. 이 상태라면 조만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uxui 디자이너로 일한 경력이 아까워서 포트폴리오도 꾸역꾸역 만들고 있기는 하다만.. 정말 극악할 정도로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그리고 지난 2주동안은 아예 멈췄다. 정말 이놈의 포트폴리오는 하고 싶지가 않다. 나는 아무래도 디자이너로 살기엔 그른 것 같다.

다른 디자이너들은 말만 다들 하기 싫다고 하지 막상 삐까뻔쩍한 홈페이지를 들고 오는 걸 보면 포트폴리오 만드는 걸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



그냥 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든다고 하면 재밌으려나?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 꾸미기도 귀찮아서 디자인 템플릿 썼는데 무슨...

그동안 내가 포트폴리오때문에 한국에서 이직을 못하고 있던 것은 아닌가 갑자기 의심이 된다.



주변에서도 간간히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는데, 도움을 받는게 왜인지 모르겠지만 내키지가 않는다.

그래도 그 마음이 고마워서 감사하다. 언젠가 일을 구하게 된다면 밥이나 한번 대접해야지.



어쨌든. 호르몬이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만 아니라면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일상을 유지하는 중이다.

인간은 육신에 지배된다더니 요즘 절실하게 그 말의 의미를 깨닫는 중이다.

수면 패턴만 다시 돌려 놓고나서 운동 시작해야지ㅠ 10월에는 정말 일을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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