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불가능한 순간, 나는 어디로 떠밀려가는가
하위 본능에 휩쓸릴 때의 감각은 강렬하다.
평소에는 잘 통제된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나를 덮쳐온다.
이성이 마비되고, 감정이 폭주하며,
그 안에 갇혀버린 채 방향조차 잃어버린다.
자기 2차 본능은 파도와 같다.
평소에는 잔잔하지만, 언제든 거칠어질 수 있다.
문제는 그 파도가 밀려올 때,
자신이 그 안에 휩쓸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빠져나오려 할수록 더 깊이 끌려들어 가고,
숨이 막히고, 한순간 모든 게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결국, 파도는 잦아든다.
시간이 지나면 균형을 되찾고,
자기 1차 본능을 중심으로 다시 서게 된다.
이때, 자기 2차 본능이 1차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그 거센 흐름에서 더 빨리 벗어날 수 있다.
그들의 안정적인 존재감이 부표처럼 작용하며,
나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다.
하지만 3차 본능은 다르다.
이건 파도가 아니다.
이건 차라리 깊고 어두운 맨홀에 빠지는 감각이다.
방심하는 순간, 발밑이 꺼지고 추락한다.
올라갈 방법도 없고, 손을 뻗어도 닿을 곳이 없다.
그곳엔 빛도 없고, 소리도 없다.
그저 압도적인 고립과 두려움뿐이다.
그리고 이 감각은 오래 남는다.
운 좋게 누군가 끌어 올려줘도,
그 순간의 공포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몸은 밖으로 나왔어도, 마음은 여전히 그 어둠 속에 갇혀 있다.
살면서 맨홀에 빠질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진짜 빠져봐야 그게 얼마나 끔찍한지 깨닫게 된다.
하위 본능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언제든 휩쓸릴 수 있고,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찾아올지 모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