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통로

[아프다는 것에 관하여를 읽고...]

by 신매


이 책은 오랜 시간 완치가 어려운 만성통증을 겪으며 살아온 '병자-작가' 메이의 첫 단독 에세이로, 그녀의 삶과 생각이 담겨 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끊임없는 고통 속에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결코 알 수 없는 세계다. "통증은 타인이 확인할 수 없는 당사자만의 지옥이다"(p.71)라는 말처럼, 작가는 통증이 사람들의 이해를 초월한 주관적인 경험이며, 오롯이 개인의 현실 속에서 고립된 상태로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통증을 알리는 가장 쉽고 흔한 수단은 '언어'지만, 이를 표현하기에 언어는 늘 부족하다. 건강한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좌절을 겪으며 느낀 다양한 감정들을 메이는 앓고, 읽고, 쓰는 과정을 통해 고통 속에서도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치열한 시도가 담긴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투병기가 아니다. 알리고 싶지 않았던 내면의 어두운 마음들을 조각조각 모아, 그것들이 작은 샘물이 되어 강이 되고 바다로 흘러가듯, 자신의 삶이 된 언어들로 써내려간 기록이다.


고통 속에서 살아가며 그 고통을 예술로 승화 시킨 작가들 알퐁스 도데, 수전 손택, 버지이나 울프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 속에서 몸부림쳤던 그들이 치열하게 써 내려간 문장들과 이야기들은 같은 처지에 놓인 후대의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 용기와 희망을 건네준다. 이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 아닌가 싶다.



삶의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글쓰기로 길을 찾고자 했던 메이 작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아픔을 경험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고통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며,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