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1,2 를 다시 읽고...]
올겨울은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긴 겨울을 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으뜸은 따뜻한 실내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고, 은은한 조명 아래 걸린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겨울은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가 많았다. 아이의 겨울방학을 맞아 늘 전시장을 찾곤 했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전시를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조원재 작가의 <삶은 예술로 빛난다>에서는 “평소 일상에서 바깥일과 쏟아지는 정보를 바쁘게 처리하느라 미처 돌보지 못한 나 자신과의 오붓한 만남인 것이다.”라고 예술의 존재의 이유를 말한다. 이것이 내가 예술 작품을 보러 가는 가장 큰 이유다. 최근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어쩌면 이런 시간이 더욱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온전히 나를 바라 볼 시간 말이다. 그래서인지 찾는 전시장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관람객이 모여 있었다. 가장 위로가 필요한 때이기에.
독서 모임에서 다시 읽은 <방구석 미술관 1, 2>는 여전히 좋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미술을 어렵고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 친근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다. 작품과 화가의 삶을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개해 미술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이번에 읽은 <방구석 미술관 1>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화가는 클림트와 에곤 실레였다. 두 천재의 운명 같은 인연과 작품 활동 이야기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와도 연결된다. 1900년대, 예술의 자유를 찾고자 했던 분리파 화가들의 실제 작품을 볼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
특히, 클로만 모저의 마리골드, 클림트의 풍경화가 인상적이었으며, 에곤 실레의 작품은 말할 것도 없이 탁월했다. 그의 드로잉은 독창적이었고, 상실과 고립을 표현한 어두운 풍경화에서도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실레의 노력이 엿보였다.
책과 전시를 함께 경험하면서, 당시 예술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자유를 향한 열망이 더욱 깊이 와닿았다.
나는 특히 <방구석 미술관 2>를 더 좋아한다. 우리나라 근대 미술 화가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훌륭한 화가들이 많았지만, 시대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혀야만 했던 그들의 삶과 치열한 작품 활동의 결과물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이번에 특히 기억에 남는 화가는 이응노와 김환기였다. 따뜻한 봄이 오면 대전에 있는 이응노미술관을 찾아가 '군상'을 꼭 보고 싶고, 재개관한 환기미술관에도 들러야겠다는 다짐을 더욱 굳게 하게 되었다.
이처럼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는 단순히 미술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미술을 보는 태도’ 자체를 변화시켜 준다. 누구나 쉽게 미술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며, 예술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아직도 미술이 어렵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