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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화자 Feb 18. 2016

글 쓰는 할머니의 오늘 이야기

친구들 모임

친구들은 젊었을 때 초등학교 교사들이었다.

길게는 40년. 짧게는 나처럼 12년 만에 그만 두기도 했다.

 칠십대 할머니들이 한달에 한 번 모이는 날이다. 아직은 서로 건강하다는 걸 보여 주려고 치장을 했지만 나이를 어쩌겠는가.

그 모습이 내 모습인걸 서로 확인한다.


남편을 먼저 보낸 친구와 아직은 부부가 함께 사는 비율은 6대8이다. 두어달 전에 남편을 보낸 친구는 출가 전 인 딸이 옆에 있어서 위로가 되고 또 다른 친구는 손녀들이 있어서 사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한 친구는 정든 애완견과 이별했는데.가족을 잃은 듯 예우를 한다나. 화장을 해서 골분단지를 집에 모시고 아침저녁 상식을 올린다는둥 애완동물에 대한 애정과 집착이 나를 어리둥절하게 한다. 애완동물이 반려동물이라는 입장이 되어 보면  이별의 슬픔이 극진할수도 있겠으나 사람과 짐승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세태가 아닌가.


부부가 함께 늙어가면서 다정하게 지내면 좋으련만 다정한 말조차 인색하고 웃을일도 거의 없는 날들이 늘어간다.

 지하철을 타고 외출하는 노부부들 열 중에 아홉은 거의 대화가 없고 심지어는 구박받는 할아버지들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는데...

옆에 있어줘서 고맙고. 건강해서 더 고마운 사람이 남편이고 아내가 아닌가.


늙어 가면서 꼭 필요한 것은 혼자서도 잘 놀 수 있어야 하고 경제적으로도 최소한의 능력을 가져야 한다.

 오늘도 모임에서 오고 가는덕담의 주제는 오직 건강이다. 몸도 건강하고 정신도 건강하길 바래. 친구들아.


이승기가 노래한다.

-나랑 결혼해 줄래-

감미롭고 설레이게 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생각한다.

젊었을 때를 돌이켜 보시라.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은 있었으리라. 잊고 있었던

그때의 그런 젊음과 설레임을 기억해 보시라.

가슴 뛰던 일들이 다만 얼마라도 남아 있다면

때때로 사람이 그렇게 밉지도 싫지도  않 것인데

잊어버리고 산다. 슬픈 일이다.


아직도 성질 살아서 깔쭉거림은 건강한 증거라니까 함께 보듬고 측은지심으로 살아야 하거니 !


일흔 중반을 넘고 있는 친구들아~

나이를 먹는것은

 늙어가는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

이라는 노랫말 처럼  그렇게

우리들 모두 곱게 익어 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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