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와 MD , 그리고 그 사이
을과 갑 또는 갑과 을
나는 쇼핑몰 판매를 하면서
기본적인 개념은 스스로 공부하고
어느 정도 매출은 스스로 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왔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왔고.
여태껏 기본 매출도 못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요즘은 온라인에 셀러 교육이 하도 돈 받고 하는 장사가 많고 너도나도 온라인 판매, 온라인 셀러를 쉽게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기도 하다
마치 가게만 열면 장사 될 거라고 생각하듯
상품 등록만 하면 팔릴 거라고 생각하는 초보들이 많은 것 같다.)
매출 경험 없는 신규셀러들을 상대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응대들을 하다 보니
매뉴얼조차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쇼핑몰에 대해 이해도 전혀 없이 판매하려는
셀러들을 보면서
온라인에 잘 팔 생각이 있긴 한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60대 할아버지한테 설명한다는 마음으로 설명해 주셔야 해요"
라는 말이
잠깐 다닌 이전 회사에서
거기서 온라인에 기본 개념도 없던 사람에게
설명했던 경험이
아.. 이런 셀러가 부지기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
어지러운 건 어쩌면 여기서 기인된
스트레스성 포인트인 것 같다.
매출이 별로 없는 셀러는 전화를
안 받아준다고 한다.
매출이 없을수록 몰에 대한 이해도도 낮고,
물어보는 것도 많고 귀찮게 한다고.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은데,
담당 입장에선 매출 성과도 가 낮으니
소위 말해 가성비가 좋지 않은 경우인 것이다.
그럴 시간에 매출 큰 셀러를 응대하는 게 효율적인 것이다.
그런데 나는
매출이 낮으니까 뭔가 더 알아보려고
노력하고 애쓰는 셀러들이 안타까워서
마치 10년 전 신입의 나인 것 같아서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친절응대를 했었는데,
약간 호의가 권리가 되어,
해보지도 않고 말도 안 되는 요구와,
무리한 요구,
(누군가는 진상 피면 알려줄 것도 알려주지 말라고
조언해 주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는 공평하게 알려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공평하게 알려주려고 했다.)
그리고 전화기를 붙잡으면
한 시간씩 통화 등.. 과도한 업무가 과중되면서
하루의 수십 통 통화에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본인이 그렇게 어지러워하면서까지
셀러들을 챙겨야 하는 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해주기도 했다.
누군가는 아예 전화를 안 받는다고도 했다.
근데 나는 셀러 입장을 내가 셀러 해봐서 너무 잘 아니까,
내가 좀만 알려주면 더 쉽게 도움받을 테니까
라는 선의가
이렇게 나를 스스로 옥죄었다.. 후ㅋ
"제가 안 받으면, 다른 팀에게 토스가 되면,
다른 팀이 과부하잖아요"라는 내 말에
"그건 다른 팀에서 알아서 할 문제죠.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능력밖에 일이죠.
굳이 본인 부서가 아닌 일까지
본인이 알아봐 주면서까지 도와줄 필욘 없어요"
라는 말이 듣고 보니 맞는 말이긴 하다.
(중소기업은 부서가 나눠져있지않고
대부분 혼자 다 해결을 한다.
그런데 대기업은 업무마다
다 담당 부서가 따로있어서
담당부서에 확인해봐야 아는 업무가 있고,
문의사항이 내업무가 아닌 경우가 종종있다.)
MD들이 왜 그렇게 다들 전화를 안 받는지,
(매출 없는 셀러는 우선순위에 배제되는구나)
이해가 되기 시작했고 (너무 바빠서)
나도 업무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전화 자제를 하게 되었다.
(내가 살려고, 오늘부터)
읽어보지도 않고,
전화로 말로 들으면 편하니까.
라고 시작한 한 통, 두통이
누군가에겐 하루에 수십 통, 수백 통이 되어
한계가 있는 하루에 과부하를 주는 것이다.
나는 대부분 매출을 끌어왔기에
MD들이 호의적이고, 굳이 물어보지도 않은걸
알려줬던 경험도 있었고,
잘 모르는 부분은 친절하게 알려줬던 적도 많았는데,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더 많이 알고
더 많은 매출을 낼 수 있었기에
(물론 초반에 매출 없을 땐 응대도 안 해주다가
매출이 눈에 띄면 잘해주는 경우도 있다.
셀러가 어느 정도 스스로 매출을 만들어야
더 도움받기가 용이하다)
MD들이 보기에
매출이 잘 날 것 같거나,
초반 사업이라 바쁘지 않거나,
뭐 타이밍이 잘 맞아서 잘 가르쳐준 걸 수도 있고.
내가 "MD 님ㅜ바쁘신데 전화 감사해요"
"MD 님 바쁘신데 제가 고객센터 물어봐도 해결이 안 돼서요ᅲ
(1차적으론 좀.. 고객센터로 해결하시길..)
"이러면서
알랑방귀?를 끼며 요청했기에
바쁘신 MD 님들이 그나마 해결해 줬지 않았나 싶다.
물론 나도 신입 땐 잘 몰라서
MD한테 물어보다가 AMD한테 물어보며
해결하기도 하고 거절당하기도 했지만..
회사 생활도 그렇다.
뭐든 본인이 어느 정도 스스로 해보고
해결이 안 되면 물어보는 것과
하나하나 계속 물어보는 것과 다르다.
물론 누군가 전담해서
하나하나 가르쳐주면 좋지만.
(-물론 그게 바로 매뉴얼, 판매자 교육센터로 구축이 되어있는데, 본인이 못 찾거나, 안 봤을 뿐)
어느 정도는 본인이 끌어와야 한다.
마치 고객이 상세페이지에
배송 언제 된다고 나와있는데,
배송 언제 하냐 문의 글 남기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고객에게 배송 공지되어 있다고
안내할 수도 있고,
친절하게 한 번 더 알려줄 수도 있지만,
같은 문의가 하루에 수백 개라면,
복붙하든 응대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래서 고객도 등급별로 나눠서
오죽하면 고객을 VIP로 나눠서 관리하지 않을까.
뭐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고.
또 이런 문제들을
어느 정도 나도 극복하며
살길을 찾아가며 스스로 해답을 찾으며
해결해나가는..
셀러였었기에
셀러 입장을 잘 알기에 셀러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다가
나는 수천 개 셀러를 관리해야 하는 MD니까
MD 입장에서 생각하다가,
을(셀러)에 익숙해져서 을 입장을 나도 모르게 먼저
생각할 때도 있지만..
(물론 갑을이 정해진 건 아니고
셀러가 모두 을은 아니고, 셀러가 갑일 때도 있지만,)
서로 입장을 잘 알기에..
그 양쪽을 왔다 갔다하며
줄타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