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자전거 타기를 가르치면서 하는 말이 세 번잡아주었는데, 세 번 만에 성공했다고 한다.
겁이 많은편인 보름이는 그동안 두 발 자전거를 타보자고 해도 좀처럼 두 발자전거를 타고싶어 하지 않았다. 킥보드를 좋아하길래 그저 킥보드를 타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러던 중 보름이가 먼저 남편에게 "아빠, 나 두 발 자전거 타는 거 가르쳐 줘"하며 청해온것이다.
더위도 한풀꺾여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두발 자전거 타기에 돌입했다. 보름이는 정말 열심히였다. 다시, 한번 더, 세 번만 더.
지쳐 보이는 아이에게 조금만 쉬라고 해도 또 하고, 또 하고 멈춤 없이 돌아가는 시곗바늘처럼 아이의 두 발자전거 타기는 쉼도 없이 계속되었다.
보름이의 두 발 자전거 타기는 처음 걷기 시작할 때 넘어지고,일어나 다시 걷는 아기의 첫 걸음마 같았다. 보름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꼭 해내고 말리라' 라는 의지가 보름이 얼굴에불꽃같은 열기로피어올랐다.
10살. 다소 늦은 것 같은 두 발 자전거 타기에 늦은 때란 없었다. 다만 스스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자기만의 "때"가 있을 뿐이었다.
매일 밖에서 노는 보름이는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자고 하면 자기는 두 발 자전거 못 탄다고 킥보드를 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은 자전거를 타고 저는 킥보드를 타고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친구들의 옷 뒷자락이 펄럭이는데 그게 시원해 보이더란다.
"엄마. 친구들 옷이 바람에 날리는데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 궁금했어. 나도 두 발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이에게 갑자기 두 발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를 물었더니 아이는 이처럼 대답해 주었다.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아이는 자라는 존재이므로 멈춰있는 상태로 있고 싶어 하는 아이는 없다. 결국 느끼는 건 나 자신이었고,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내 안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모두 시기가 다를 뿐 아이에게는 그에 맞는 "때"가 있음을믿게 되었다. 부모의 역할은 그" 때"를 믿고 기다리며 때가 왔을 때 응원하고 도와주는 것.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앞으로 한 발 나아갈 것이다.
남편은 아이의 자전거를 잡아주며,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었다. 손을 살며시 놓자, 마침내 혼자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보름이가 두발 자전거를 타고 나아가자 나도 기쁘게 환호했다. 아이의 성취에 날개를 달아주는 마음으로.
비틀비틀 중심을 잡으며 보름이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갔다. 시원한 바람이 불자, 보름이의 옷 뒷자락이 펄럭였다.
뭉클하기도 하고, 아이의 의지가 엿보여 대견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그 의지와 성공에 더 기쁘게 환호하며 축하해 주었습니다.
"성장의 첫 통과의례 두 발자전거 타기 "라는 출판사 소개글이 공감이 되었어요. 그림책 속 아이는 보조바퀴를 떼고 두 발자전거 타기를 시도합니다. 그런 아이의 자전거를 잡아주고 지켜봐 주는 뭉치는 우리 아빠들의 모습이지요.
이 그림책 작가 <세바스티앙 플롱>은 헌사에 "처음으로 두 발자전거를 타는 친구들에게"라는 말을 덧붙였어요. 그 순간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건 저뿐만이 아니었네요. 저는 덧붙이고 싶어요.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고 마침내 아이가 혼자 탈 수 있는 그 순간을 지켜보는 모든 부모님들께도 이 책을 권한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