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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Aug 27. 2023

녹색 미다스의 손

<트리플 프런티어>(2019)

'트리플 프런티어'라는 의미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의 접경 지점을 일컫는 말이다. 은퇴한 전직 공수특전단 요원들이 서로 다른 삶을 살다가 큰돈을 벌 수 있는 작전을 전달받고, 다시금 한 자리에 모여 활동한다는 내용과 어울리는 단어 뜻이자 영화 제목이다. 하지만, 하이스트 장르치고 루즈한 흐름과 돈을 좇는 욕망에 메인을 둔 영화 <트리플 프런티어>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IMDB

<트리플 프런티어>는 하이스트 영화치곤 잔잔한 흐름을 갖는다. 마약왕이 사는 저택의 돈을 갈취하기 위한 과정의 전개는 다른 하이스트 장르처럼 평범하게 흘러간다. 믿음직한 멤버를 구하고, 작전 정찰을 나가는 장면까지 벤 애플렉, 오스카 아이삭, 페드로 파스칼, 찰리 허냄 등 유명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 등장한다. 하지만, 마약왕의 돈을 발견한 후부터 하이스트 장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돈을 위해 시작한 작전이 돈 때문에 망가진다. 예상치 못한 살인과 도망, 계속해서 돈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사고로 의리로 똘똘 뭉친 5명의 전우애가 흔들리고 무너진다. 외부의 방해도 없고, 그들이 갖는 돈을 향한 욕망이 위기로 몰아닥친다.

처음부터 영화의 초점은 돈을 훔치기보단 돈을 들고 도망가는 과정에 맞춘다. 드넓은 녹색 숲 속에 생존에 가까운 도주를 하고 있는 그들이 가지고 온 녹색 돈은 아무런 힘을 갖고 있지 않는다. 그저 짐 덩어리에 불과한다. 마치 미다스의 손과 같은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바닷가에 표류됐지만 물을 마실 수 없는 것처럼 이들의 욕망은 업보로 변하여, 결정적인 순간이 지나고 이들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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