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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Sep 18. 2020

붉은 기운의 디즈니

<뮬란>  ⭐

 순수했던 디즈니의 모습은 어디 갔는가. 낭만과 여성의 자유를 말하는 애니메이션 <뮬란>이 어쩌다가 이렇게 변질되었을까 영화를 보면서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말도 많고 탈이 많았던 영화였으나 껍질을 벗겨보니 내용은 예상보다 더 속 빈 강정이었다. 그나마 볼만 한 건 뮬란의 싱크로율과 중국풍 음악 정도가 마음에 들었다.


#사진 밑으로 스포가 있습니다.

<뮬란> 스틸컷

찰리우드(Chollywood)

 찰리우드는 차이나(china)와 할리우드(Hollywood)의 합성어로 빠르게 진화하고 변화해가는 중국 영화산업을 일컫는 말이다. 영화는 찰리우드의 커다란 예시를 보여준다. 중국 영화를 떠오른다면 합을 맞춘 각 잡힌 액션과 어색한 표정 연기, 엉뚱한 개그가 나오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많은 중국 영화에서 이 같은 특징이 드러난다. <뮬란> 역시 이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누가 봐도 와이어 액션인걸 티 나게 연출하고 아무리 장군감 여자라도 손으로 창과 화살을 튕기거나 잡고 발로 튕긴 창과 화살을 날리는 장면은 <뮬란>과 상관없는 액션 연출이다. 오히려 그 정도가 지나쳐서 이것이 정녕 디즈니 회사가 만든 영화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이다. 찰리우드는 산업의 영역이 확장이 아니라 영화 내용 본질의 발전이 필요해 보인다.


왜곡 

원작 애니메이션 <뮬란>과 실사화 <뮬란>의 차이점을 비교해보려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무슈의 존재이다. 애니메이션 <뮬란>에서 무슈는 조그마한 용인데 완벽한 감초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뮬란>은 무슈가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무슈를 대신해서 감초를 맡은 역할도 있지만 위력은 약하게 작용하고 재미도 없다. 그리고 샹도 없다. 샹은 애니메이션 <뮬란>에서 뮬란의 상관이자 연인으로 등장한다. 이 또한 영화에서 비슷한 역할이 있지만 무슈를 대체한 역할보다 더 현저히 영향이 없다. 

 사라진 역할도 있지만 새로 추가된 역할도 있다. 가장 큰 역할 생성은 마녀로 등장하는 악당과 불사조이다. 그러나 마녀로 등장하는 악당은 여성으로서 억압받는 사회 속 변화하는 뮬란에 동질감을 느끼는 일회성 역할에 가까운 역할이기 때문에 큰 메리트 없는 분량을 차지한다. 그리고 불사조는 왜 등장하는지 모르겠다. 뮬란이 말하는 여성의 지위보다 능력의 중요성과 상관없는 연출이고 불사조를 CG로 만들 바에 차라리 무슈를 다시 등장했다면 단단한 감초 역할도 살아나고 원작의 싱크로율도 더 살아났을 것이다.  


효(孝)

영화는 애니메이션 <뮬란>의 본질적 주제를 간과하며 만들었다. 여성적 차별보다 인간 본래의 능력과 자질에 맞는 권리를 부여받아야 한다는 주제가 부제가 되고 효(孝)가 주제가 된다. 유교적 사상이 개입된 걸까. 교훈을 넣고 싶었던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난해한 주제이다. 혹시 디즈니 아이들이 보고 깨우치길 바라는 걸까. 별 효용이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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