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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Apr 11. 2021

인간은 땅을 딛는 존재다

<천공의 성 라퓨타> ⭐⭐⭐

 이전 지브리 영화들을 보면서 장면마다 어떤 의미를 담아내고 있을까를 생각하며 봐왔는데, <천공의 성 라퓨타>는 어쩌다 보니 파즈와 시타의 만남을 응원하고 있는 나를 알아차리게 됐다. 풋풋한 사랑 감정이 오가는 두 남녀와 악당, 판타지 모험요소까지 너무 잘 어울려져 영화에 매료되며 본 6번째 지브리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 네이버 스틸컷


하늘에 대한 동경과 디테일

 하늘 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어렸을 적 한번쯤은 생각해 본 고민이었을 것이다. 관측을 통해 우리는 하늘 위에 무엇이 있고, 어떻게 하늘이 형성되어 있는지 알고 있지만, <천공의 성 라퓨타>는 우리가 어렸을 때 고민한 질문을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성이 있을 거라는 동심의 대답으로 전하는 영화다. 그리고 지브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디테일을 추가한다. 거대한 비행석을 통해 날아다니는 진보된 과학이 발달한 성 '라퓨타'라는 매력적인 설정과 더불어 라퓨타로 가기 위해 하늘을 나는 비행선의 사실적인 구현과 구체적인 디테일은 훌륭한 모험 요소로 영화에 큰 재미로 작용한다. 


캐릭터

지브리 영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개성 있고,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들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 속 파즈와 시타의 알콩달콩한 케미와 보물을 찾으러 다니는 해적들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보여주며, 각자 개성이 드러나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게 본 캐릭터는 바로 무스카이다. 무스카는 라퓨타 성의 진보된 과학 기술을 탐내는 인물로서 시타와 마찬가지로 라퓨타 왕족 출신으로 라퓨타 왕국의 재건을 꿈꾼다. 이 인물이 인상 깊은 이유는 무스카가 추구하는 라퓨타 왕국의 재건이라는 목표와 그 목표를 향한 기회주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게 아마 지브리 영화 악당들 중에서 제일 영악하고 나쁘게 느껴지는 캐릭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히 절대악이 아닌 입장을 고려하면 수긍하게 되는 상대악 태도를 지니고 있어 악당의 입장도 납득이 가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더 매력 있게 다가온다. 


인간 

 라퓨타에서 시타가 무스카에게 라퓨타가 왜 멸망했는지 알 거 같다며 인간은 땅을 버리고 살 순 없다는 대사를 한다. 그렇다. 본래 인간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는 표현을 하듯이 유한한 생명의 연결고리는 언제나 땅과 함께 존재한다. 생명의 근원이자 순환의 중심고리. 아무리 진보된 과학과 엄청난 무기를 지니고 있는 라퓨타라는 곳이 있어도 전쟁과 무기에 대한 비판과 땅에서 생성되고 소멸되는 연속성은 인간에게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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