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탈출하는 사람들의 모임
지금으로부터 20년전.
새벽에 탈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일을하다가, 누군가는 공부하다가, 누군가는 술을 마시다가, 누군가는 불면의 밤을 견디다가. 갑자기 만날까? 그래! 하면 그들의 아지트인 홍대거리의 어딘가로 모였다. 그리고 무엇을 하냐고? 동이 틀때까지 술을 마신다. 아침이 되면 술 냄새를 폴폴 풍기며 회사로, 집으로, 원래 있던곳으로 간다.
모임의 이름은 새벽탈줄이었는데 줄여서 새탈이었다.
요즘들어 새탈이 부쩍 생각난다. 조금 다르지만 새벽에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나도 이제 늙어서 그런가, 새벽에 자주 깨어 있다.
오늘은 할 일이 많아서 또 두근두근 하는 마음, 걱정 때문에 잠이 확 깼다. 새벽에 일하는 사람들과 만날일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나만 그런게 아니야? 하는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달까? 그래서 덜 외롭다.
새벽탈출은 더 이상 없다. 그들은 지금 너무 흩어졌다. 문득 과거가 떠오를 때마다 신기하다.
재미 있었네. 재미 있게 살았네.
지금 나는 그 질문을 다시 던져본다. 재미 있게 살고있나?
지금? 여기?
날마다 삶이 설레이나?
일이나 하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