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모의 골든타임을 놓치다.
완모: 완전 모유수유; 아기에게 모유만 먹이는 경우
완분: 완전 분유수유; 아기에게 분유만 먹이는 경우
혼합수유: 모유수유 후 부족한 부분을 분유로 보충하는 경우 (이때 모유는 직접 젖을 물려 먹일 수도 있고 아기가 젖을 잘 물지 않는 경우 유축한 후에 젖병에 넣어 먹일 수도 있다.)
현재 시각 오전 4시 40분이 지나가고 있다.
지금은 아기가 혼자 입면 하기에는 어려워하는 시각이라 (수면호르몬이 내려가는 중이라 그런 듯) 리클라이너에 기대어 아기를 안아 재우는 중이다.
실내 온도가 23도만 되어도 훈훈하게 느껴져 작은 전기매트를 허리에 두고, 다리에 담요를 덮으니 오늘은 이불이 없어도 충분하다.
모유수유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할 말이 많다. 모유수유를 하고 싶다면 출산 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SNS 속 말들을 듣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입덧이 막달까지 심해 계속 울렁거리니 공부를 할 기운이 안 났던 것도 있다. 그리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분유를 먹고 자랐다고 들었고 그러면 나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적극적으로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임신 기간에 가슴이 약간 부풀긴 했지만 여전히 작아서 더 그렇게 생각했다. 나중에 보니 엄마는 정말 특이한 케이스였고 대부분의 경우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열심히 젖을 물리면 완모가 가능하다고 한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젖이 나오지 않아도 물리다 보면 젖이 계속 돌게 되는데 그러면서 아기가 필요한 만큼 젖이 만들어져 아기와 합이 맞게 된다고 한다. 그것이 생후 2-3주 동안 일어나야 하는 일이다. 그 골든타임을 한국의 많은 엄마가 병원과 조리원에서 보내는 것이다.
이것을 제왕절개 후 병원에 입원해서 알았다. 많이 늦은 건 아니었지만 안타깝게도 병원은 관리의 편리함을 위해 모유수유를 지원하지 않았다. 수술로 몸이 불편해도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서 모자동실을 하는 것이 디폴트가 되는 것이 맞을 텐데 말이다. (그것이 어려운 경우나 원하지 않는 산모의 경우 신생아실에서 관리를 해주면 되는데 반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모자동실을 요구하기엔 너무 아는 것이 없는 초산이라 불안한 마음이 컸고, 평생을 '예민하다, 유별나다'는 말을 듣고 자라왔던 터라, 아기 낳고 좀 둥글둥글해지고 싶은 마음에 병원에 주어진 시스템에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하진 않았다. 단지 내가 낳은 아기를 하루에 두 번,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밖에 보지 못한다는 것이 서러워 입원기간 동안 많이 울었다.
병원에서는 직접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시간도 하루에 한 번뿐이었고 그 조차도 10분도 주지 않았다. 신생아땐 빠는 힘이 부족해 처음엔 30분~1시간씩 물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신생아실 간호사들은 10분도 주지 않고 "배고팠겠다, 얼른 가서 분유 먹자."라고 말하며 내 품 안에서 잠든 아기를 뺏어가듯 데려갔다. 그것이 또 많이 서러워 엉엉 울었다.
조리원에서는 원하면 24시간 모자동실이 가능했으나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아기는 신생아실에 있고, 나는 방에서 '수유콜'을 받으면 수유실로 내려가 젖을 물리는데, 이조차도 산모 쉬라며 밤~새벽시간엔 불러주지 않으려 했다. 그 시간이 젖이 잘 도는 시간이라 직수를 할수록 더 양이 잘 느는 때라는 것은 더 나중에 알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3시간 간격으로라도 젖이 차면 열심히 유축을 해서 그것이 새벽 2시든 3시든 신생아실로 가져다준 것이다. 우리 엄마는 젖을 먹이고 싶어도 못 먹였는데, 나는 젖이 나오니 최대한 주고 싶은 마음에 그 상황에서 나의 최선을 다했다. (오히려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인 덕에 자궁은 빠르게 수축하며 잘 회복했고, 몸무게도 빠르게 돌아왔다.) 새벽에 계속 유축한 모유를 갖다 주는 모습을 보고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새벽에도 수유콜을 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