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환자와 효자 아들

수의학은 육아에 도움이 된다.

by 이유

"밤에 울지 않고 잘 자는 효자 아들인가?"라는 질문을 산후관리사가 한 적이 있다.

이 질문에서 나는 동물병원에서 얌전한 환자를 착하다고 표현한 상황이 떠올랐다.


동물과 아직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기는 매우 비슷하다.

아기가 울며 내 제왕절개 상처를 발로 뻥뻥 차고 얇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내 살을 긁거나 머리채를 잡아당길 때,

나는 동물병원에 온 공격성이 강한 환자들을 생각했다.




동물병원에 온 환자(환축)은 수의사의 편의성에 따라 나누면 얌전한 환자와 사나운 환자이겠다.

그러나 동물의 입장에서 보자면 병원을 무서워하거나 아픈 환자 또는 사람에게 매우 친근한 환자일 것이다.

드물게 사람에게 매우 친화적이라 주사를 맞거나 엑스레이를 보기 위해 네 다리를 잡아당겨도 편안한 표정을 짓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플 때 온 동물병원이 무섭거나 싫은 공간일 것이다. 환자에 따라서 그 두려움이 공격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얼어붙는 경우도 있다. 똑같이 두려움을 느끼는 환자이지만 어떤 환자는 사나움 꼬리표가, 어떤 환자는 착함 꼬리표가 붙는다.


나는 실험용 쥐의 고통도 크게 느끼는 사람이라, 환자의 공격성이 무서우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 마음을 기억하며 아기를 바라보면 계속 울고 보채는 아기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몸은 조금 고되지만 정신적으로 크게 불안해지거나 화가 나지 않는다.




아기가 50일 전후로 배앓이가 심해 초저녁에 한 두시간씩 심하게 울었다.

이 글을 정리하는 시점에는 아기가 자라며 스스로 소화시키는 능력이 좋아졌고, 나도 아기에게 최대한 부담이 덜 되도록 수유하는 노하우가 생겨 배앓이를 오래 하지 않는다. 몇 번 등을 두들겨주고 안아서 몸을 가볍게 움직이면 수 분내로 트름을 하고 진정이 된다.


말을 하지 못해도 어떤 것을 원하는지 이해하는 이 과정이 참 기쁘고 재미있다.

수의학을 배운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복학하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겠다는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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