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교육 현장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거듭되는 등교 중단과 재개는 이미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러는 사이에 온라인 비대면 수업은 더 이상 교육의 대안적 수단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오늘도 수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카메라와 모니터를 통해서 만나고 있다.
새로운 것이 등장할 때는 예상치 못한 문제점도 함께 드러나기 마련이다. ‘나 홀로 온라인 수업하는 교사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현재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대면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교사가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아이들이 사용하는 기기의 카메라를 켰더니 상당수가 자거나 딴짓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디지털 기기의 카메라를 켤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사용자 각자의 권한으로 알고 있는데, 교사가 어떻게 학생의 카메라를 켰다는 것인지 기사만으로 이해되지는 않지만, 일단 그 부분은 넘어가자.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바는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방식에 적응한 학생들의 요령을 탓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의사 연수 평점을 위한 학회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 학회를 듣고 있다 보면 입장은 했지만 카메라를 꺼놓는 의사들이 많다. 하물며 다 큰 어른인 의사들도 그러한데 학생들이 카메라를 꺼놓고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문제의 핵심은 시대가 바뀐 것에는 아랑곳없이 지식 전달자의 역할만 고수하려는 교사들의 태도이다. 기사에도 나왔지만, 아이들이 수업에 관심이 없다고 그냥 수업 자료를 읽고 말거나 아예 유튜브 콘텐츠로 수업을 대신한다는 교사의 고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유튜브도 비대면 수업과 근본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유튜브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는 주로 오락적인 거라서 교육을 목적으로 한 수업과는 다르다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전혀. 유튜브에는 학교 수업 이상으로 교육적인 가치가 큰 콘텐츠가 차고 넘친다.
결국 비대면의 확산은 얼마나 제대로 된 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지를 두고 벌이는 무한 경쟁이 본질이다. 그 속에서 교사 자격증은 더 이상 창이 될 수 없고 학교라는 울타리는 방패가 될 수 없다. 뛰어난 재능과 아이디어를 가진 유튜버들이 사람들의 관심과 시간을 무섭게 빨아들이는 동안, 교실 안에 안주하며 비대면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교사들은 기사에 나온 푸념처럼 ‘그냥 수업자료 보면서 혼잣말’하는 처지가 될지 모른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교실에만 해당하는 바는 아니다. 병원의 의사, 관공서의 공무원, 그리고 정치인.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직업과 직종을 망라하고 벌어지게 될, 아니 이미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제껏 자격증과 직장의 혜택을 누려온 이들일수록 비대면의 충격은 더욱더 세게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