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에 관하여』는 백신과 면역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문제를 탐구하는 논픽션이다. 저자 율라 비스는 1977년생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기고해 왔으며, 현재 노스웨스턴 대학교 상주 예술가이자 『에세이 프레스』의 창간인 겸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면역학을 시적 은유로 풀어낸다.
저자는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겪은 의학적 일들을 바탕으로, 백신 접종의 필요성과 위험성, 면역의 의미와 한계, 그리고 사회적인 책임과 자유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의사인 아버지를 두고 있는데, 자신이 아버지와 나누었던 대화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사이를 오가는 구성이 무척 따스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백신 접종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백신 접종이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의 안전과 복지에도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모로서 백신에 대해 느끼는 우려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다. 백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성이나 맹목적인 반대가 아니라서 더욱 공감이 갔다.
평소 의학과 인문학을 다루는 책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면역과 백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흥미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의 솔직하고 섬세한 문체와 시적인 비유를 통해 면역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감각도 접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범유행을 거치며 백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 시기에 면역과 백신에 대해 생각해 보며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