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칼라니티는 신경외과 의사이자 작가로, 그의 책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저자의 삶은 한 마디로 ‘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여정이었다. 그는 이를 위해 처음에 영문학을 전공하였고, 이후에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영역에 좀 더 직접적으로 다가가고자 신경외과 레지던트의 길을 걷는다.
고된 신경외과 레지던트 과정이 끝나가고 유명 대학에서 교수 제안이 들어오며 앞으로 펼쳐질 꿈같은 미래를 고대하고 있던 시기, 저자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으며 그 모든 것이 그야말로 꿈으로 그치게 된 상황에 마주한다. 그는 이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남아있는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 의사로서 자신의 역할에 집중한다.
저자는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조차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의사로서의 이성과 작가로서의 감성, 그리고 그 교차점에서 죽음 앞에서도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저자는 죽음 앞에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는다. 저자가 아내 루시 칼라니티와 나누는 사랑과 교감은 이 책의 중심축이라고 할 만하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쓰는 중요한 목적 중에 하나가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딸을 위한 것임을 고백한다.
나 역시 의사이자 작가로 책을 한 권 쓴 바 있다. 환자이자 의사로서의 삶이라는 주제와 딸을 생각하며 쓴 책이라는 점에서 칼라니티의 마음에 여러모로 공감이 갔다. 책이 인생에서 보고 배운 것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가치 있는 방법이라는 걸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책을 통해 일관되게 말하고자 했던 바는 삶에 대한 희망이었던데 반해, 저자는 그 삶조차 내려놓아야 하는 죽음과 그 과정에서 받아들여야 할 가족과의 이별을 통해 내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경지를 보여주었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독자층은 다양하다. 먼저,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의료 현장에서 마주하게 되는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이 책은 저자의 탄탄한 문학적 토대 위에 쓰인 책이다. 책에서 언급된 문학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칼라니티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삶의 의미나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꼭 읽어야 할 도서다. 죽음은 결국 모든 인간이 언젠가 마주하게 될 숙명이다. 이 책을 통해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원문: https://shinseungkeon.com/%ec%88%a8%ea%b2%b0%ec%9d%b4-%eb%b0%94%eb%9e%8c-%eb%90%a0-%eb%95%8c/?fbclid=IwAR01qxfXTpu0-7MKQKYcei0wgI7weZZh3UpsZI13OiaWRCsSHSwxQS6m2XU | 신승건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