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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story Oct 06. 2023

미국에서의 교권 붕괴

교권 붕괴의 또 다른 원인을 찾다

최근 한 초등학교 교사의 사망 사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되면서 교내의 교권 붕괴라는 주제로 많은 뉴스 및 글들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금쪽이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오은영 박사에게 까지 불똥이 튀면서 교내에서의 훈육과 교권에 대해서 계속해서 관심이 쏠렸었는데, 미국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다만, 교권 붕괴의 원인을 미국은 다른 곳에서 보고 있는데, 바로 우리가 이용하는 소셜 미디어 (SNS)이다. 



미국 내 여러 지역의 약 200여 개에 달하는 교육청들은 틱톡,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 업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학생들의 소셜 미디어 사용으로 인해 소셜 미디어가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망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권이 무너졌다는 것이 소송의 이유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소송을 제기한 교육청들은 '소셜미디어는 통제 불가능 상태이며, 이로 인해 피해를 본 학생들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 Wall Street Journal에 지난 7월 관련 기사가 올라왔다 >

지난 22년 10월 펜실베이니아에서 한 학부모가 틱톡을 소송하기도 하였는데, 틱톡에서 유행했던 '기절 챌린지'로 인해 딸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틱톡 콘텐츠 알고리즘 때문에 딸이 기절 챌린지를 접하게 되어, 틱톡의 책임이 크다라고 주장하였으나, 펜실베이니아 동부 연방법원은 통신품위법 230조에 기반하여 이를 기각하였다.

< Blackout Challenge , 일명 기절 챌린지를 하다가 사망한 Arriani Arroyo >

미국은 1996년, 통신품위법 230조를 통과시킨 이력이 있다. 인터넷 사용자가 올린 콘텐츠에 대해 인터넷 사업자는 책임이 없다는 기업의 면책권을 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결국 유저가 어떤 콘텐츠를 올리던 해당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은 책임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교육청의 집단 소송은 '개별 콘텐츠'를 문제로 삼기보단,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기절챌린지 등과 같은 유해한 콘텐츠를 청소년에게 주입할 수 있는 중독성이 강한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것을 기반으로 기업의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의 10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앱 중 하나인 틱톡에는 많은 챌린지들이 유행하고 있다. 지하철 지붕 위에서 서핑을 타는 지하철 서핑 챌린지가 유행하며 사망자들이 다수 발생하기도 하였는데 미국의 지하철 교통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22년 지하철 서핑으로 인한 사망자는 928명이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프렌치 흉터 챌린지가 유행이다. 서로의 얼굴을 꼬집어 피부 아래 모세혈관을 터트려 붉은 멍을 만드는 것인데,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는 청소년들의 자해 행위를 선동하는 유해 콘텐츠를 방치하고 있는 틱톡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 외에도 진정제 챌린지, 베나드릴 챌린지 등 다양한 챌린지들이 유행하며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 프랜치 흉터 챌린지를 하는 틱톡 유저들의 모습이다 >


이번 미국 교육청의 소송 역시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표현의 자유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에선, 틱톡,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이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강제로 일부 콘텐츠를 막는 행위를 아직까지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즉 미국 시민의 기본권에 대한 침해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위험한 챌린지를 올린다 하더라도, 그것은 올린 사람의 표현의 자유, 그리고 그것을 보고 직접 해보겠다고 선택한 개인의 자유이며 이를 기업이 나서서 강제로 억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불법영상을 메시지로 유포를 해서 걸렸다고 했을 때, 법적 책임이 휴대폰 메시지를 만들어낸 기업에게도 주어지는 것이 아닌, 불법영상을 유포한 유포자만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는 개념이 SNS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에어드롭으로 불쾌한 사진 및 영상을 주위 랜덤 사람들에게 전송하기를 했다 해서 아이폰과 에어드롭 기능을 만든 애플이 법적 책임을 물지는 않는다라는 것과 같은 논리인 것이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그리고 어디까지의 범위가 옳은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올바른 답을 찾지는 못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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