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와 천재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감각이 뾰족하다는 것이다. 딸아이가 다니는 아동발달센터에는 감각통합수업이라는 게 있다. 수업의 목표는 이렇다. '남들보다 예민한 부분은 누그러뜨려주고, 남들보다 무딘 부분은 날카롭게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의문이 든다. 우리는 일정 분야에서 남들보다 훨씬 예민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을 천재라고 한다. 그런데 그토록 귀하디 귀한, 예민한 감각을 무디게 하는 수업이라니, 이런 모순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선생님 말씀에도 일리는 있다. 일상생활을 원활히 못할 정도의 예민함은 누그러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만 맞는 이야기다. 희대의 천재 중에 일상생활을 원만히 한 사람이 있던가?
아이가 천재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행복하기 위해 예민함을 누그러뜨리는 것으로 타협하고 수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도 못내 아쉽다. 아이러니하다. 아빠는 예민함을 뾰족하게 하기 위해 관심도 없던 미술작품까지 보고 있는 상황에, 딸아이는 예민함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수업을 받고 있다는 현실이.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세상은 원래 아이러니한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