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지배와 피지배로 이루어져 있다. 지배자는 권력을 가지고, 피지배자는 권력을 마주하게 된다. 피지배자가 권력을 대하는 자세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우선, 불평만 하는 부류이다. 대다수가 이에 해당된다. 이들에게 행동은 없다. 불평은 불평을 위한 것이다. 습관일지도 모른다. 다음은 지배자를 동경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엘리트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지배자를 동경하지만, 지배자가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지배자의 권력을 공고히 해주는 반대급부로 약간의 과실이 이들에게 주어진다. 작은 보상은 이들을 부지런히 움직이게 한다. 일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부류이기도 하다. 다음은 스스로 지배자가 되고자 하는 유형이다. 엘리트 중 극소수가 이런 생각을 한다. 준비가 되었다 싶은 시기가 오면 이들은 베팅을 한다. 확률이 낮은 도박을 하는 것이다. 결과는 유, 아니면 무이다. 권력은 있지 않으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권력'은 애초에 모순적인 말일뿐이다. 성공하면 지배자가 되지만, 실패하면 불평만 하는 부류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마지막으로는, 지배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부류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대중을 위해 싸우지만, 대중에게 인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반골기질이 있다. 세상이 어두울수록 반골기질은 짙어지게 된다. 심지어 아나키스트적인 성향으로 바뀌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이들은 창업가와 닮은 듯도 하다. 창업가들의 치솟는 대중의 인기만 제외하면 말이다.
누가 가장 행복할까? 지배자일까? 불평만 하는 사람들일까? 지배자의 조력자들일까? 지배자를 꿈꾸는 사람들일까? 아니면 지배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사람들일까?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지배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꿈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가끔은, 아주 가끔은 불평만 하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꿈도 피곤하게 느껴질 때는 말이다.